러시아 루블화 폭락 중국 영향은? 명품족은 '미소' 자동차업계는 '긴장',
2014-12-18 14:12
중국 명품족 루블화 폭락과 함께 러시아 명품 매장, 싹쓸이...'연말 파격 쇼핑시즌'으로 여겨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중국 수출 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지만 중국 명품쇼핑족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는 17일 러시아의 외환위기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 명품족들은 앞다투어 러시아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중국 수출기업 특히, 자동차 업계는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명품족들은 루블화 가치 급락으로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명품 가격이 평균 20% 저렴해졌다는 소식에 추위를 뚫고 러시아 모스크바를 향하고 있다. 평소 중국인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모스크바에 평소의 수 배나 되는 중국인들이 나타나면서 16일 모스크바 최고급 쇼핑센터인 '굼 백화점'은 성황을 이뤘다. 프라다, 루이비통 등 매장 에 진열된 명품이 전량 팔려나가는 등 명품시장의 '큰 손' 중국인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심지어 고가의 슈퍼카를 구매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는 중국인도 줄을 잇고 있다. 2억원을 호가하는 벤츠, 롤스로이스 6.2리터 8기통 엔진 스포츠카 가격이 루블 가치 폭락으로 1억4000만원대로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신지도부 집권 후 불어닥친 사정바람으로 올해 중국 국내의 명품 시장규모가 세계 3위에서 4위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중국인의 명품 사랑은 여전히 뜨겁다. 최근 중국 명품시장규모는 96억 달러(약10조6000억원)에 육박, 5년 후면 세계 2위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로 그 중에서도 지리(吉利)자동차의 충격이 클 전망이다. 지리자동차의 최대 수출대상국이 바로 러시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리자동차의 러시아 판매량은 총 2만7263대로 총 수출량인 11만8900만대의 5분의 1이상을 차지했다.
올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등 각종 악재에다 루블화 가치 급락까지 겹치면서 올해 총 순익 규모가 지난해 절반 수준까지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지리자동차 순 이익은 26억6310만 위안이었다.
더욱이 지리자동차의 결제방식도 루블화 폭락에 따른 충격을 키울 전망이다. 한 중국 자동차 시장전문가는 "지리자동차가 러시아 현지화를 이유로 루블화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창청(長城)자동차 등 러시아 진출 국내 자동차 브랜드 대다수가 타격을 받았지만 이들은 달러로 거래해 상대적으로 충격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단순 환율 변화로 인한 지리자동차의 손해규모만 5억~6억 위안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장즈융(張志勇) 중국 자동차산업 애널리스트도 "지리 자동차가 계속 러시아 투자 및 현지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러시아 루블화가 안정될 기미가 없이 리스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투자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올 들어 루블화 가치는 60%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