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요우커 1000만 시대 온다"…유통업계, 손님맞이로 분주
2015-01-02 04:48
아주경제 김현철·한지연 기자 = 1000만 요우커(遊客, 중국인 관광객) 시대를 앞두고 유통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유통업계에서는 내실 없는 관광 코스와 천편일률적인 쇼핑으로 인한 요우커 증가는 반짝 특수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에도 지난해처럼 요우커 훈풍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유통업계, 올해 요우커 특수 톡톡
국적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중국인(571만명)으로 2013년 보다 40.9%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단일 국가 관광객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6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는 올해 요우커 1000만 시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백화점과 면세점, 식품(홍삼 등), 뷰티 등 유통업계는 지난해 세월호 사건과 이상기온 등으로 최악의 불황을 맞았다. 하지만 요우커를 통해 가뭄에 단비를 맞듯 특수 효과를 누렸다.
요우커의 면세점 이용은 계속 증가해 올해에는 외국인 면세시장 규모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요우커 1000만 시대를 맞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국내 유통업계가 신장할 수 있는 가장 큰 활력소는 요우커"라고 전망했다.
◆ 요우커 잡기 위한 대책 필요
하지만 국내의 부실한 관광 코스와 쇼핑 외에는 할게 없다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자, 요우커 효과가 반짝 특수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명동과 일부 면세점 등에 집중된 요우커를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 서울(2곳)과 제주(1곳)에 시내면세점 3곳을 허가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지역의 시내면세점 허가는 15년 만이다.
요우커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는 물건값 계산을 위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고, 제주는 유람선(크루즈 선박)이 들어오면 수십 대의 관광버스 때문에 면세점 앞 도로가 마비되는 등 시내 면세점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제일모직 등 패션뷰티업계는 요우커들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 출시와 현지화 마케팅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에 최대 규모의 뷰티사업장을 설립한 후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주요브랜드의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에 들어오는 요우커만으로는 K-뷰티 열풍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중국 본토에 직접 사업장을 설치하고 현지인들을 파악하고 있다.
뷰티사업장에서는 이너뷰티 시장에 관심이 높은 중국인을 겨냥한 라네즈 콜라겐 드링크, 대기오염이 심한 현지 상황을 고려한 이니스프리 도시정화 라인 등 100% 현지화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마몽드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한류스타 박신혜를 모델로 기용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중국 전용제품에서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매출의 10% 정도인 중국 비중을 오는 2020년까지 28% 수준인 3조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K-뷰티가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으려면 요우커들의 재방분과 재구매가 빈번해져 중국 현지에서도 한국 브랜드를 찾아야한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VIP 요우커 고객들을 공략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지난해 폭풍 성장했다.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가 요우커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고급패키지로 제품을 출시하고, 황금산삼 성분을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강화한 면세점 전용세트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출시된 '후 천기단 왕후세트'와 '후 천기단 화현 3종세트'는 요우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방판경로까지 전 유통경로에서 완판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요우커들이 급증하면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요우커 특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수요를 유지하기 위한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