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목동 신시가지 “9·1 대책 후 오른 호가만 유지, 부동산 3법에도 잠잠”
2014-12-28 12:08
9월에 이미 규제 완화 기대감 반영, 추격 매수세 붙지 않아
9·1 부동산 대책의 최대 수혜지로 각광 받았던 양천구 일대 아파트 시장이 이른바 ‘부동산 3법’ 통과에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9·1 대책 발표 이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와 실거래가가 수천만원 뛰었지만 추격 매수가 붙지 않으면서 거래가 뜸한 상황이다.
본격 재건축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관련 규제 완화 효과가 직접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오히려 양천구가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찾은 양천구 목동 내 목동신시가지 1단지 공인중개업소들은 부동산 3법 통과 이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목동신시가지 중 준공연도(1985년)가 가장 오래돼 재건축 기대감이 높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현지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65㎡ 6억~6억5000만원, 98㎡는 9억~9억5000만원선에 시세를 형성했다.
단지 내 M공인 대표는 “전용 65㎡는 최고 7억원에 팔리던 9월보다 5000만원 이상 내렸고 98㎡는 최근 9억원 이하로도 급매물이 나왔다”며 “9·1 대책 발표 때만 매수세가 움직이다가 호가가 올라가면서 문의와 거래도 끊겨 약보합세”라고 전했다.
9단지 내 로얄 공인 장지수 대표는 “최근 전용 84㎡ 전세 거주자가 71㎡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같은 단지 내 전세 거주자들의 매매전환만 가끔 발생하는 수준”이라며 “부동산 3법 통과가 체감 효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데다 겨울 방학 학군수요가 몰리지만 대부분 전세 수요여서 매매에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근 H공인 공인중개사는 “전용 55㎡가 9월에는 4억5000만원에도 거래가 됐지만 현재는 5000만원 정도 떨어졌다”며 “전용 108㎡는 8억7000만원 선으로 9월보다 3000만원 가량 내렸다”고 전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은 목동 일대 부동산 시장에 분명 호재였지만 일단 호가를 올린 집주인과 수요자간 가격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활발한 거래가 어렵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4단지 내 D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 3법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이미 9·1 대책 발표에 반영됐고 일부 중소형만 매매전환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장 효과는 없지만 겨울방학 이후 내년 봄 이사철 성수기가 되면 규제 완화 효과가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양천구는 재건축 연한 단축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가시화되면서 통합 개발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전언에 의하면 이달 11일부터 목동신시가지 1~14단지 2만6000여가구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내년초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목동 내 한 공인중개사는 “단지 전체 지하를 연결하는 방안 등 다양한 소문이 오가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신중한 상태”라면서도 “실제 통합 개발이 추진되면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