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연말 주요 대기업 임원인사 키워드는 '안정'과 '내실'

2014-12-28 07:00

(왼쪽부터) 방창섭 현대차 부사장, ·정락 현대차 부사장, 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전자 상무, 우람찬 LG전자 상무 [사진=각 사 제공]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국내 재계 1, 2위인 삼성·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연말 정기임원인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글로벌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각 기업들의 임원인사에서는 조직의 안정을 통해 내실화를 다지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부문에서는 아낌없는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지난 26일 2015년 정기임원인사 를 실시하면서 삼성·현대·LG·SK 등 4대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정기인사가 모두 완료됐다.

업종별로 차이는 있었으나 각 기업들 모두 승진폭을 대폭 축소하거나 전년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안정기조에 무게를 실었다.

전년과 비교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실성이 커진데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4일 정기인사를 실시한 삼성그룹의 경우 총 353명의 승진자 인사를 단행하면서 전년 대비 123명이나 승진폭을 축소했다. 비율로 따지만 26.3%나 줄어든 수치다.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에 따른 그룹의 주축 계열사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165명의 승진에 그치면서 전년 227명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현대차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인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됨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3.3% 증가에 그친 433명의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그룹의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부재한 SK그룹도 전년 대비 17% 감소한 117명의 승진인사를 내는데 그쳤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그나마 면을 살린 계열사 SK하이닉스가 없었다면 승진 인사폭은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그룹은 스마트폰 부문에서 과거에 비해 선전했지만 역시 전년 126명에서 4명이 늘어난 130명의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이들 기업의 이 같은 보수적 인사는 최근 글로벌 경영상황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대규모 승진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보다는 기존의 인원으로 내실을 다지면서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각 기업들이 보수적 인사 속에서도 성과 보상에 따른 발탁 인사 비율을 늘리고 R&D 등 투자분야 인사를 강화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 따른 것이다.

삼성그룹은 특진 개념의 '발탁인사'를 전체 비중의 15%를 유지했고, 갤럭시 기어의 새 모델을 제안한 33살의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출신인 프라나브 미스트리 상무를 임명하며 성과주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했다.

LG전자 역시 G3 등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을 상품기획에 중요한 역할을 한 36살의 우람찬 상무를 최연소 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현대차도 전체 품질본부장인 방창섭 부사장과 소형 PM센터장 정락 부사장 등을 비롯한 R&D 부문 임원이 전체 433명 중 189명(43.6%)를 차지하며 미래 핵심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이 실렸다.

현대차는 또 엔진성능개발 분야 한동희 위원·내구성능개발 분야 박순철 위원·소음진동제어 분야 정인수 위원 등 연구개발 전문인력인 연구위원도 3명을 추가로 선임하고, 연차와 상관없이 승진하는 발탁인사도 34명을 임명해 성과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