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 앞세운 시력교정술…안경점 매출도 반토막
2014-12-28 18:4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시력교정술이 저렴해지면서 안경을 벗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국내 안경 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2010년 이후 라식·라섹 등의 가격이 100만원대 이하로 떨어지자 2030세대 중심으로 안경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때문에 남대문 및 신촌·이대·명동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안경점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
실제 지난 24일 기자가 서울 남대문 안경시장을 직접 찾아가 봤다. 4호선 회현역 5번출구에서 남대문까지 이어지는 약 600m의 골목에는 20~30개의 안경점이 들어서 있다. 그 중 가장 큰 안경점을 들어가 봤다. 손님인줄 알고 반색하던 주인 김모(60)씨는 기자 명함을 받고 적잖이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는 "하루 종일 일해도 운영비는 커녕 밥값도 못 벌고 들어가는 때가 더 많다"며 "신규고객은 끊긴지 오래고, 그나마 오던 단골고객도 줄어 매출이 50% 이상 하락했다"고 말했다.
인근 골목에서 32년째 안경점을 운영하고 A 안경점 사장 박모(65)씨도 "시장이 활기를 띄려면 20대 젊은 신규 고객 층 유입이 활발해져야 하는데 이들이 병원으로 몰리다보니 안경점을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노령화, 고령화되고 있다"며 "그나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패션안경과 선글라스 매출로 겨우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패션용 안경은 저렴한 중국산이 많다보니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줄어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낙관적인 해석도 있다. 결국 '세월'은 안경의 편이라는 의견이다.
40년째 명동에서 안경점 영업을 하고 있는 신모(70)씨는 "시력 교정수술이 아무리 늘어도 노안이 오면 안경을 다시 써야 한다"며 "최근에는 태플릿 PC·스마트폰 때문에 난시, 근시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렌즈 착용 인구도 늘고 있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