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한 박경림, 이번엔 작가로 돌아왔다(종합)

2014-12-22 15:55

[사진제공=문학동네]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요즘 방송인 박경림은 바쁘다. 매일 MBC FM4U '2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로 청취자들을 만나고, 일주일에 한두번은 영화 관련 행사장을 찾는다. 지난 10월에는 '박경림 토크콘서트-여자의 사생활 新바람난 여자들'로 관객과 함께했다. 각종 TV프로그램과 공연에서 MC로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구성지게 전하는 데 열심이고, 라디오 DJ로 청취자의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작가로 돌아왔다.

22일 서울 동교동 카페꼼마에서는 박경림 에세이 '엄마의 꿈'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박경림은 작가로 변신한 제 모습에 부끄러운 듯 연신 얼굴을 붉혔다.

박경림 에세이 '엄마의 꿈'은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배우 홍은희 신은정 박은혜 채시라, 여자 핸드볼 감독 임오경, 국립발레단 명예예술감독 최태지, 명필름 대표 심재명, 대한항공 기장 황연정, 뮤지컬 배우 전수경, 쇼호스트 유난희, 작가 하성란, 바둑기사 한해원, 방송인 최윤영, 국회의원 신의진, 농구코치 전주원, SM C&C 대표 송경애, 환기미술관 설림자 김향안 등 각계각층의 '꿈꾸고 일하는 엄마들' 18인이 박경림과 만나 그동안 감춰왔던 평범한 엄마로서의 삶과 고민, 꿈을 담아냈다.

박경림이 에세이 '엄마의 꿈'을 출간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의 꿈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이날 박경림은 "내가 딸로만 살다가 엄마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를 때가 왔다. 일과 육아로 힘든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아들 민준이가 물어봤다. 엄마는 꿈이 뭐냐고. 나는 우리 엄마에게 한번도 물어보거나 궁금하지 않았다. 그때 우연히 인터뷰 섭외가 들어왔다. 이시대를 살아가는 엄마에게 방법을 구해보고 싶었다.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박경림은 2년 전부터 열여덟 명의 엄마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를 하고,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쌍둥이 아들 딸을 키우며 일을 해야 하는 엄마, 아이 때문에 일을 포기해야 했던 엄마, 그리고 아이를 다 키워놓고 일을 시작하는 엄마까지. 다양한 엄마들을 만났고,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엄마들에게 꿈을 물었다.

"저도 그것에 대한 답을 구하고 싶어서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누구나 절대적 가치나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달랐기 때문에 소중했던 인터뷰였습니다. 한분 한분이 소중했어요. 결국 저만 힘든 게 아니더라고요. 다행이라고 하기엔 잔인하고 감사하더라고요,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하는 위안에요. 사회적으로 무슨 지위, 위치에 있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여자의 삶이라는 게 아이를 낳는 순간 똑같아지더라고요. 힘든 정도는 다르겠지만 엄마로 느껴야 하는 처절함은 다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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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은 경력단절 여성들과 워킹맘들에게 이 책이 용기와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세 수익금 전액을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책 속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아니다. 인터뷰해 주신 열여덟 분의 이야기를 가지고 내가 인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들이 엄마는 선택이나 상황에 따라 결정지을 수 있지만 우리가 여자로 태어난 이상 모두가 딸이다. 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이 책을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인세 수익이 생기는데 인세 수익금을 어디에 기부해야 하는지 몰랐다"며 "'경력단절'이란 말이 싫다.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경력추가'라고 표현했으면 좋겠다. 사회에서 '경력단절'이라고 본다면 그런 엄마들이 다시 일을 시작할 때 도움이 될 수 있게 교육이나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마가 된 박경림이 지금도 계속 꿈꾸고 노력하는 엄마들에게서 배운 삶의 내공과 비밀, 그리고 그 기나긴 사람여행 끝에서 스스로 발견한 감동과 메시지를 담은 '엄마의 꿈'.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의 기쁨과 슬픔을 아우르며 진한 감동과 공감을 자아낸다. MC에서 DJ, 그리고 작가 이전에 엄마 박경림의 모습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