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불똥 튄 전기차 사업…사업 철수 이어져
2014-12-22 14:45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며 전기차 관련 사업에 투자했던 회사들의 투자 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OCI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핵심원료인 전해질(LiPF6) 사업 신규 시설 투자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OCI머티리얼즈는 2011년 전기자동차 시장이 성장하며, 이차전지 산업 규모가 커지자 그 해 11월 이차전지 핵심원료인 전해질 사업에 뛰어들었다.
약 3년간 전해질 사업 신규시설에 투자된 돈은 투자 예정금액인 209억원 중 10%인 30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 여전히 고가의 전기자동차 가격과 인프라 미흡 등의 이유로 이차전지 시장이 둔화되자 OCI머티리얼즈는 투자에 부담감을 가지고 사업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이차전지 시장은 단기간 내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불투명한 시장에 회복을 기다리는 것 보다 기업 및 주식가치 제고를 위해 신규시설 투자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달 독일의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콘티넨탈과 함께 진행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1월 콘티넨탈과 지분율 51대 49로 공동으로 설립한 SK콘티넨탈이모션(SCE)을 해체하기로 하고 합작법인이 보유하던 SCE코리아 지분 144억800만원 어치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당초 두 회사는 합작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셀, 콘티넨탈이 배터리 제어 시스템을 각각 공급해 배터리팩 시스템을 개발 및 생산하기로 했지만 수주 부진으로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서 2년만에 사업이 중단됐다.
작년 기준 SCE코리아의 매출액은 85억2900만원이고, 전액 모두 국내 계열사에서 올린 매출이다.
당초 SK이노베이션과 콘티넨탈은 합작 시점부터 5년간 2억7000만유로(약 4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업계에서는 각 기업들이 저유가 상황에 실적 및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지며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고 장기 투자가 필요한 전기차 관련 사업부터 접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정책적 지원없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라면서 "업황이 좋으면 상관 없지만 요즘 같은 저유가 상황에 장기 투자에 부담감을 느낀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