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건강 적신호 켜진 2030세대, 예방이 최고
2014-12-22 17:08
임대종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원장
2030세대는 '당연히 건강해야 할 나이'라는 인식으로 관리가 소홀하기 때문이다. 의외로 우리는 주변에서 A형 간염으로 고생하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의하면 A형 간염 환자 대부분은 20대와 30대다. 지난해 20대가 1753명, 30대가 2443명이었지만 40대는 767명, 50대는 102명으로 비교적 환자 수가 적다.
이는 위생의 역설 때문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을 통해 나온다. 그 후 사람 간의 접촉이나 오염된 물, 음식 등을 통해 전파된다. 보통은 개인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후진국에서 많이 발생한다.
중·장년층이 A형 간염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는 위생상태가 좋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 살짝 앓고 나서 항체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개 40대 이후에는 90%에서 항체가 있다. 반면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20대와 30대가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다. 열이 나고 전신 피로감과 근육통이 생긴다. 식욕이 떨어지거나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 확실한 예방법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목 디스크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목 디스크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7년 57만여 명에서 2011년 78만여명으로 증가했다. 매년 8.1%씩 늘었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1년 만에 목 디스크환자가 12.3%나 증가했다.
목 디스크는 목뼈와 목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옆이나 뒤쪽으로 밀려 나와 척추 신경을 누르는 질병이다. 목을 쑥 내민 채 고개를 숙이고 장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머리 하중을 자연스럽게 분산해주는 목뼈의 C자형 커브가 사라진다.
목뼈의 정렬을 막대기처럼 만들어 디스크에 상당한 압력이 가해지고 디스크 주변을 단단히 붙잡는 근육의 피로도가 올라간다. 이런 자세가 매일 장시간 반복되면 디스크가 밖으로 밀려 나와 주변 신경을 눌러 어깨와 손에 통증을 일으킨다.
스마트폰을 쓸 때는 목을 자연스럽게 세운 상태에서 턱을 살짝 당겨 시선을 아래로 1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
귀가 양쪽 어깨선 앞으로 나갈 정도로 목을 빼선 안 된다.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걸어가는 행위는 머리의 하중을 목뼈에 더 크게 가할 수 있으니 삼가야 한다. 틈나는 대로 목 뒤와 어깻죽지 근육을 쭉 펴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목 디스크 예방에 좋다.
자궁경부암은 주로 성생활이 활발한 30대에서 HPV(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40대 중·후반에 생기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60대에 잘 생긴다.
하지만 요즘에는 성관계 시작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미혼 여성의 성생활도 활발해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도 자궁경부암 발생이 늘고 있다. 젊은 시기에 HPV에 노출되면 자궁경부 세포 손상이 더 심하고,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 이 더 크다.
대한부인종양학회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성의 34%가 HPV에 감염돼 있으며, 특히 성생활이 활발한 20대는 절반이 감염돼 있다.
젊은 여성들도 성생활을 시작했다면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2년 간격으로 받는 등 조기 검진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