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정윤회 문건 파문' 속 인적쇄신 칼 빼드나

2014-12-18 14:13
인적쇄신시 국무총리 교체 불가피…해수부 장관 교체 등 중폭 개각 전망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유출 파문으로 청와대 인적쇄신 요구가 비등해지고 있어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로 급추락하고 핵심지지층마저 이탈조짐을 보이는데다 문건 파문 수습 과정에서 청와대의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

집권 2년 동안 야심차게 내놓았던 각종 국정과제들 역시 뚜렷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다는 점에서도 부담은 커지고 있다.

19일로 당선2주년을 맞이하지만 박 대통령이 특별한 이벤트 없이 조용한 속에서 평소 일정을 소화하는 것도 이 같은 국민적 여론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박 대통령은 대선 2주년 당일 낮 청와대로 여성기업인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뒤 오후에는 국민추천포상 대상자를 불러 포상을 직접 수여할 계획이다.

1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17일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방문, 18일 경제 5단체 초청 기업 해외진출 성과확산 토론회 및 청년위원회 회의 주재 등 경제에 초점을 맞춘 일정의 연장선으로 해석되는 행보다.
 
이같은 청와대 분위기는 집권3년차 국정과제 추진 및 분위기 일신을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위기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집권3년차 국정쇄신을 위해 총리 교체를 비롯한 중폭 이상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로부터는 이미 청와대가 인적쇄신 작업에 착수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도 정치권 등의 쇄신요구에 대해 “여론을 잘 듣고 있다”며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민경욱 대변인은 18일 쇄신론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가) 귀를 닫는다는 것은 아니다. 여론을 잘 듣고 있다"면서 "여러분들이 제시하는 여러 쇄신안에 대해서도, 언론에서 제시하는 방안들, 고귀한 의견들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적쇄신시 그 시기는 내년 1월12일 정부 업무보고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적임자 물색이나 인사검증 등 과정을 고려해 2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인적쇄신이 단행된다면 정홍원 국무총리의 교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는데도 후임 총리 후보의 잇단 낙마로 유임된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못한 상황인데다 내각의 수장인 총리교체가 없이 인적쇄신을 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정경험 등이 풍부한 여권의 중진 정치인이나 박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한 중도적 인사, 젊은 비정치인의 파격적 기용 등 여의도에서는 후임 총리 하마평도 벌써 무성하다.

여기에 지난 6월 개각 당시 유임됐던 일부 경제부처 장관이나 수차례 사의를 표명해온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중폭 수준의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청와대 문건 유출의 책임론이 불거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건 유출 파문에 깊이 휘말렸던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비서 3인방’의 거취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비서3인방’에 대한 신뢰가 여전한 만큼 이들의 낙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여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다만 박 대통령은 평소 국면 전환용으로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데다 박 대통령 특유의 용인술이나 인사 청문회 리스크 탓에 획기적인 인적쇄신의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장관들을 중심으로 부분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