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13.5배 성장… 지역ㆍ운용사 쏠림 숙제

2014-12-18 15:1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국내 헤지펀드시장이 도입 3년 만에 설정액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나, 국내 위주인 투자지역이나 일부 자산운용사 쏠림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헤지펀드 설정액은 2011년 12월 도입 당시 2000억원에서 전월 말 2조7000억원으로 1250.00%(13.5배) 증가했다.

종잣돈 성격인 금융사 투자금에 주로 의존했던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거액자산가나 법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헤지펀드 투자자 가운데 금융사가 11월 말 현재 59.9%(1조6000억원)로 아직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개인 및 법인 비중도 각각 21.4%(6000억원), 18.7%(5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운용사와 펀드 수 역시 같은 기간 13개사 12개 펀드에서 21개사 32개 펀드로 늘었다. 펀드당 평균 운용액도 2012년 말 488억원에서 2013년 679억원, 전월 말 835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평균 수익률은 2012년 3.8%에서 2013년 10.6%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11월까지 4.8%를 기록하고 있다. 순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헤지펀드 비중도 올해 78.1%에 이른다. 이 비중도 도입 초기인 2012년(50%)에 비해 상승했다. 

금감원은 "코스피가 올해 들어 1.5% 떨어지고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가 1.4% 하락한 반면 헤지펀드 수익률은 평균 4.8%에 달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는 수익률 상위업체인 삼성자산운용ㆍ브레인자산운용 2곳에 몰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ㆍ브레인자산운용은 11월 말 현재 헤지펀드 설정액이 1조4462억원으로 전체에서 54.1%를 차지한다.

이뿐 아니라 헤지펀드 투자처도 국내자산에만 63.8%가 쏠려 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전문인력은 총 27명으로 이 가운데 2명만이 미국, 홍콩을 비롯한 해외 운용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자산으로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해외주식 투자비중은 11월 말 현재 전체에서 1.7%에 불과했다. 헤지펀드 수도 2개뿐이다.

헤지펀드 운용전략으로는 여전히 롱ㆍ숏전략이 많이 쓰이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본질 가치보다 싼 주식을 사고(롱), 동시에 비싼 주식은 빌려서 팔아(숏)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11월 말 현재 32개 헤지펀드 가운데 50%(16개)가 이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용기법을 택하는 멀티전략 비중도 도입 초기 13.6%에서 현재 34.3%까지 증가했다. 운용전략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헤지펀드 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독립된 산업으로 정착하려면 운용인력 전문성 강화가 요구된다"며 "우수인력 영입 및 육성으로 다양한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자산 위주에서 벗어나 해외로 투자처를 확대하면서 운용능력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