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리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구속영장 청구 검토…국토부 "대한항공 행정처분"

2014-12-16 13:47

▲검찰은 대한항공 '땅콩 리턴' 관련 참고인 조사과정에서 여승무원의 어깨를 밀치고 책자 케이스로 사무장의 손등을 여러 차례 찔렀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만큼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이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사진=항공보안법 제23조 vs 제46조?..국토부 밝힌 '땅콩회항' 조현아 처벌 수위]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땅콩 리턴'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근수 부장검사)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17일 소환한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기내 견과류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삼아 기장이 하도록 규정된 항공기 승무원 지휘·감독을 사실상 직접 하고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혐의(항공보안법 및 항공법 위반·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과정에서 여승무원의 어깨를 밀치고 책자 케이스로 사무장의 손등을 여러 차례 찔렀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만큼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이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또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폭언·폭행 혐의를 부인할 경우 항공보안법 위반 및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신병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수사 상황이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내일(17일) 소환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조사기록을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대한항공 임직원을 동원해 사무장이나 승무원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거나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대한항공 객실 서비스 총괄임원이 사건 직후 사무장과 승무원들에게 '스튜어디스가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사무장이 스스로 내린 것으로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인멸'은 법원이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이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되면 구속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피의자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사람은 조 전 부사장 한 명뿐이지만, 회사 차원의 회유와 협박을 통한 '증거인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한항공 임원 등이 추가로 소환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건에서 대한항공이 거짓진술 회유, 운항규정 위반 등을 했다고 판단하고 운항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로 행정처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기장이 승무원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항공법상 운항규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항공이 거짓 진술토록 박창진 사무장을 회유한 것과 조 전 부사장, 박 사무장의 허위진술 역시 항공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위반에 대한 운항정지는 21일에 해당하며 이를 과징금으로 대신하면 14억4000만원이다. 운항정지 일수나 과징금 액수는 50%까지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일부 승무원과 탑승객 진술에서 고성과 폭언 사실이 확인된 만큼 항공보안법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를 위반한 소지가 있다면서 이날 중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벌금 500만원으로 처벌받는다.

다만 국토부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의 폭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그동안의 조사자료를 검찰에 넘기고 항공보안법 제46조(항공기 안전운항 저해 폭행죄)의 적용 여부는 검찰의 법리적 판단에 따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