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니코틴 중독’ 돌연사 사례 보고돼

2014-12-16 08:14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에서 50대 남성이 니코틴 중독으로 갑작스럽게 숨진 사례가 보고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 박소형 법의관팀은 최근 대한법의학회지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국과수가 돌연사한 56세 남성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혈액 내 니코틴 농도가 58㎎/ℓ로 측정됐다.

보통 안전한 혈중 니코틴 농도가 0.17㎎/ℓ이고, 치사량이 3.7㎎/ℓ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 남성은 치사량의 15.7배나 되는 니코틴에 중독된 셈이다.

게다가 부검 당시 이 남성에게서 사인이 될만한 다른 내상이나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부검에 참여한 법의관들은 해당 남성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니코틴의 독성에 중독돼 숨진 ‘희귀사례’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니코틴은 미량일 경우 각성 효과와 함께 말초신경계 자극, 심박수나 혈압 상승 등의 미미한 신체 변화를 일으킨다. 그러나 고용량일 때는 치명적인 독극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외국에서는 금연에 사용되는 니코틴 패치를 18개나 몸에 붙여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번에 숨진 50대 남성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고용량의 티코틴에 중독됐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액체나 기체 형태로 고용량의 니코틴을 흡입하면 심혈관계 기능 자체를 갑자기 멈추게 할 수 있는 만큼 니코틴이 들어있는 담배도 그 위해성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기선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도한 니코틴 흡입에 의한 중독증상은 급성이든 만성이든 심혈관계에 급작스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생명에도 매우 위험하다”며 “담배의 경우도 미량이라고 안심하기 보다는 중독의 위험성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