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설문조사, 국내 회계투명성 작년보다 나빠져

2014-12-15 17:3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이 작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금융감독원이 상장기업 경영진과 공인회계사, 회계학 교수 등 총 6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회계‧감사기준 준수) 수준은 평균 3.91점으로 지난해(4.04점)보다 더 낮게 평가됐다. 설문조사는 7점을 평가척도로 뒀다.

응답자들은 이에 대한 근거로 회계투명성에 대한 경영자의 낮은 인식, 기업 지배구조의 낙후성 등을 꼽았다. 기업 경영진들이 4.88점을 준 데 반해 외부 감사를 맡는 회계사들은 2.96점을 매겨, 이들 간 시각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감사기능의 적정성은 상장기업(4.42점→4.24점) 및 비상장기업(3.38점→3.33점) 모두 전년 대비 낮게 평가됐다.

반면 외부감사인의 전문성은 평균 5.13점으로 전년(5.10점)보다 다소 높게 평가했다. 외부감사인의 독립성과 감사시간 및 감사보수의 충분성 모두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경영진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비해 회계사는 대부분 부정적으로 봤다.

감독당국의 회계감독 및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선 4.25점으로 작년(4.27점)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인회계사들은 상장기업 및 회계법인의 실질 경영책임자가 조치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점, 재무제표 공시 이후 감리실시 및 수정까지 장기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전년(3.80점)보다 더 낮은 3.67점을 줬다.

상장기업의 재무제표 작성 수준은 평균점수는 4.05점으로 작년 3.79점에서 높아졌으나, 재무제표 공시시한의 적정성은 3.60점으로 전년(4.13점)보다 더 떨어졌다. 공인회계사들은 외부감사업무 수행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결산환경이 매우 어렵다는 입장을 토로했다. 

회사가 재무제표를 직접 작성토록 제도가 개선된 데 대해선 기여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답변이 주를 이뤘다. 평균 점수는 4.09점이었다. 공인회계사와 기업 경영진은 "기업의 결산환경이 열악해 단기간내에 재무제표 작성능력이 개선되기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감사보고서에 구체적 내용을 기재토록 한 제도 역시, 형식적 기재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금감원 측은 "최근 회계감독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평가결과가 전년보다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 것은 법령개정내용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됨에 따라 회계전문가등이 제도 개선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면서 "현행 회계감독제도의 실효성 저하 요인과 신규 도입 제도의 정착 장애요인등을 면밀히 검토해 신규제도가 원활히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