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자식 단속' 필요한 시기?
2014-12-14 14:22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으로 대한항공 오너일가는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은 땅콩 리턴 사건 이후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사태는 쉽사리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국내외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대한민국 대표 국적 항공사로서 쌓아온 수십 년 동안의 이미지가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재벌가 오너 일가의 부적절한 처신이 회사에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됐다. 경험과 배려심은 없고 특권 의식만 강한 일부 오너가 자제들의 행태가 회사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추락시키는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각 기업에서는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위기관리 전략을 재점검하고 자제 관리를 강화하는 등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 식사 자리를 함께 한 모 그룹 임원은 "이번 사태는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이라며 "국내 재벌가 자제들의 비뚤어진 행태가 본격화된 것일 뿐, 아무래도 젊은 경영인들에 대한 눈초리가 더욱 매서워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자식 단속'이 더욱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대부분의 재벌가 자제들이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재벌 그룹의 영향력은 막대해진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이나 도덕성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과 내부고발이 늘어나며 오너가 자제들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은 일반인들에게 쉽게 노출된다. 특히 국민들은 오너가 자제들이 '특권의식'을 갖는 것에 대해 큰 반감을 가지고 있다. 한 번쯤은 더 낮은 자세로 스스로를 곱씹어보고 저 낮은 곳에 목소리를 귀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