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왕서방이 매입한 글로벌 랜드마크들

2014-12-14 14:18
중국은행 세븐브라이언파크 인수하며 대열합류
안방보험, 건설은행, 차이나라이프, 완다 등 속속 매입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미국 뉴욕의 세븐브라이언파크,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원체이스맨하탄플라자, GM타워, 영국 런던의 111올드브로드스트리트, 10어퍼뱅크스트리트, 스페인 마드리드의 스페인타워. 중국이 지난해부터 구매한 글로벌 랜드마크 건물들이다. 이정도면 중국이 글로벌 랜드마크 부동산 매물들을 싹쓸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국의 부동산투자업체들이 구매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쓰는 '차이나머니'가 날이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브라이언파크를 배경으로 한 맨하탄 스카이라인. 마천루 중 건물 옥상에 뾰족한 첨탑이 돌출돼 있는 빌딩이 중국은행이 매입한 세븐브라이언트파크.



◆뉴욕 맨하탄 세븐브라이언파크

중국의 5대 상업은행 중 한 곳인 중국은행(中國銀行)이 지난9일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세븐브라이언트파크(7 Bryant Park) 빌딩을 구매했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가 미국 나스닥 공시를 인용해 전했다. 세븐브라이언트파크는 맨하튼의 유명한 공원인 브라이언트공원에 위치해 있다. 28층 건물에 면적은 4만3700㎡다. 맨하탄 39번가와 40번가 사이에 위치해 있다. 건물 북쪽으로는 높이 365m를 자랑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 타워를 마주보고 있다. 맨하탄 핵심지구에 위치해 있는 노른자 부동산인 이 빌등을 매입하기 위해 중국은행은 6억 달러를 베팅했다. 매각사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하인스와 JP모건체이스가 공동 출자한 자회사다. 

중국은행의 뉴욕본사는 현재 메디슨 스트리트에 있는 소규모 건물에 입주해 있다. 중국은행은 내년 세븐브라이언파크로 이주할 예정이다. 중국은행 본사 사무실을 제외한 오피스는 임대한다. 중국은행은 뉴욕 맨하탄 노른자위 건물구매를 활용해 더욱 적극적으로 미국영업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지난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 랜드마크이자 5성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가 중국자본에 매각됐다는 소식은 당시 서방세계에 충격을 줬다. 월도프 아스토리아는 1931년 문을 연 최고급 호텔로 각국 정상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뉴욕에서 가장 선호하는 호텔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도 이 호텔에 묵었다.

호텔을 매수한 곳이 중국의 안방(安邦)보험그룹이라는 사실도 화제가 됐다. 안방보험은 상하이자동차와 시노펙(중국석유화공)이 주요 주주로 참여해 2004년에 설립한 종합보험사로 총자산이 6000억위안(104조원)에 달한다. 현재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의 손녀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이끌고 있다.

안방그룹은 세계적 호텔체인 힐튼 월드와이드로부터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19억5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호텔 운영권은 향후 100년간 힐튼에 일임했다. 안방보험은 보험자산운용 차원에서 호텔을 인수했으며, 뉴욕 최고급 호텔을 인수를 통해 브랜드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효과를 냈다. 

◆런던 111올드브로드스트릿

지난 6월 중국 건설은행은 영국 런던 금융가의 111올드브로드스트릿(111 Old Broad Street) 건물을 벨기에연합은행(KBC Group)으로부터 1억1100만 파운드에 매입했다. 6층건물로 전체면적은 1만1415㎡다. 런던 금융가에는 대형금융센터와 은행들이 밀집해 있으며, 매일 1억9000만 파운드의 외환거래가 이뤄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전 세계 역외대출의 18%를 차지하는 글로벌금융의 핵심지대다.

중국 인민은행은 건설은행에 런던 위안화업무청산은행으로 지정한 상태다. 건설은행은 111올드브로드스트릿으로 본사를 이전해 현지 금융중심가에서 본격적인 위안화업무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10어퍼뱅크스트리트



◆10어퍼뱅크스트리트

영국 런던 카나리워프에 자리잡은 10어퍼뱅크스트리트(10 Upper Bank Street) 역시 지난 6월 중국 최대 보험사인 국영 차이나라이프에 매각됐다. 차이나라이프는 카타르의 국영투자사인 카타르홀딩스와 함께 건물을 인수했으며, 지분율 70%를 확보했다. 투입된 자금은 7억9500만 파운드였다. 

카나리워프는 런던의 신흥 금융중심지로 HSBC와 시티은행의 지역본부가 위치해 있다. 허치슨웜포아의 리카싱 회장이 카나리워프 부근의 주거단지인 루이셤에 10억 파운드를 투자하기도 했다. 10어퍼뱅크스트리트의 면적은 100만㎡다. 차이나라이프의 임대료수입은 매년 4435만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총 투자금의 5%에 해당한다.

◆마드리드 스페인타워

지난 6월에는 또 중국 최고갑부인 왕젠린(王健林)이 이끄는 완다(萬達)그룹이 2억6500만 유로(약 3671억원)를 들여 스페인 마드리드의 랜드마크 건물인 스페인타워(Edificio Espana)를 매입했다. 마드리드 중심부에서 가장 높은 25층짜리 건물이다. 1953년 사무실용으로 지어진 스페인타워는 면적이 4655㎡ 규모의 25층 건물(117m)이다. 완다 그룹은 이 건물과 주변부지를 개발해 200개 침실을 보유한 고급 호텔과 쇼핑몰, 300채를 갖춘 주상복합건물로 바꿀 계획이다. 

완다그룹은 이어 지난 7월 9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시카고에 초고층 럭셔리 호텔을 건축할 계획을 밝혔다. 이 호텔은 건축면적 13만1400㎡ 규모의 89층(350m)짜리 초고층 대형 빌딩 건물로 240개의 룸을 보유한 5성급 호텔 겸 고급 주상복합건물로 지어진다. 2018년이면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며, 호텔 건설이 완료되면 시카고에서 3번째로 높은 고층빌딩이 된다.
 

원체이스맨하탄플라자[ㅇㄹ]



◆원 체이스 맨하탄 플라자

역시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원 체이스맨하탄 플라자 (One Chase manhattan Plaza) 역시 중국의 민영기업인 푸싱궈지(復星國際)가 지난해 10월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7억2500만 달러였다. 60층짜리 건물로 체이스맨하탄(현 JP모건체이스)의 본사로 사용됐었다. 이 건물은 뉴욕에서 11번째로 높으며, 미국에서는 43번째로 높다.

푸싱궈지는 1994년 설립된 상하이푸싱의약유한공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푸싱의약은 1998년 상하이증시에 상장시켜 자금모집에 성공한 후 사업을 확장했다. 상하이 명문대학인 푸단(復旦)대 졸업생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푸싱궈지를 2004년 설립했다. 푸싱궈지는 이후 글로벌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무서운 기세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뉴욕 GM타워

미국 뉴욕 맨하탄 중심부 50층 높이 초고층 건물로 미국에서 가장 값비싼 건물인 제너럴모터스(GM) 빌딩도 중국 기업가가 지난해 6월 매입했다. 중국의 오피스빌딩 개발업체인 소호차이나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장신(張欣)은 가족의 자금으로 GM빌딩의 지분 40%를 14억 달러에 매입했다. 나머지 지분 60%는 기존 보스턴 프로퍼티스가 유지하고 있다. 뉴욕 센트럴파크 남동쪽 코너에 위치한 GM빌딩은 50층 규모로 최고층은 명품 화장품 에스티로더와 법률그룹 등이 입주해 있다.

지분을 판 쪽은 골드만삭스계열의 펀드와 두바이에 본사를 프라이빗 에쿼티펀드였다. GM빌딩의 나머지 지분 60%는 보스턴 프로퍼티스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GM빌딩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사무용 빌딩. 소호차이나의 매입가격을 토대로 환산한 전체 가격은 약 35억 달러에 달한다.

◆로이드 빌딩

런던 금융가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이자 세계 최대 재보험회사인 로이즈 보험의 본사 빌딩도 중국의 핑안(平安)보험이 지난해 5월 매입했다. 매입가는 2억6000만 파운드. 매각주체는 독일의 자산운용사인 코메르츠 레알이다. 코메르츠 레알은 지난 2005년 로이즈 보험으로부터 2억3100만 파운드(약 3955억원)에 이 건물을 사들인 바 있다. 1986년 완공된 이 빌딩은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했다. 엘리베이터와 배관 시설을 건물 밖에 설치한 외관이 이색적이어서 하이테크 건축의 기념비적인 건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