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고문보고서 공개,항문에 물 주입,몸털 다깎고 알몸수감,성고문위협..오바마“美위상 타격”공화,보고서 공개 반발

2014-12-10 14:40

[사진 출처: CNN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갖가지 잔혹한 고문을 자행했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위상에 타격을 줬다며 잘못을 인정함을 밝혔지만 고문이 자행될 당시 여당이었던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 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지난 2001년 발생한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비밀시설에 수감된 인원은 모두 119명인데 이는 98명으로 축소 보고됐다. 이중 고문을 받은 수감자는 39명이다.

CIA는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이는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다. 그러나 정작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지는 못했다.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물고문의 일종인 '워터보딩'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다양하게 변형돼 사용됐다. '워터보딩'은 고문 대상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눕힌 후 얼굴에 물을 붓는 행위다.

CIA 자체 기준에 따르면 워터보딩의 최대 지속 시간은 20분인데 실제로 30분 이상 계속해서 '워터보딩'을 가했다. 특정 대상자에게 최소 183번의 '워터보딩'을 가한 경우도 있었다.

고문 대상자의 신체에 강제로 물을 주입하는 고문도 자행됐다. 주로 대상자의 직장(直腸)으로 물을 주입했다.

대상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주는 고문도 자행됐다.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아낸 후 옷을 모두 벗기고 불편할 정도로 낮은 온도의 흰 방에 집어넣은 다음 매우 밝은 조명을 방 안에 켜고 큰 소리의 음악을 계속 듣도록 강요했다.

구타와 손을 머리 위로 묶은 다음 매달기, 잠 안 재우기, 좁은 공간에 강제로 집어넣기 같은 고문들도 행해졌다.

용의자를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 총에 총알을 한 발만 넣고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것을 의미하는 ‘러시안룰렛’과 전동 드릴 등도 고문에 동원됐다.

고문 행위자는 대상자가 7일 이상 잠들지 못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

고문 도중 사람이 죽기까지 했다.

2002년 11월 한 외국 비밀수감시설에서는 벽에 고정된 쇠사슬로 묶은 한 대상자를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눕게 하고 '비협조적'이라고 판단될 때마다 대상자의 옷을 벗기는 고문을 했다. 고문 둘째 날 이 대상자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런 가혹한 고문은 세계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에 중대한 타격을 주고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은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성명에서 “과거 부시 행정부의 고위층이 지휘한 정책에 따라 조직적 범죄와 국제 인권법에 대한 엄청난 침해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고문에 책임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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