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광화문농성 150일째…한파에도 떠날 수 없는 사람들

2014-12-10 14:05
유가족 "잊혀질까봐 두려워 농성 끝낼 수 없다"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세워호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벌여온 광화문광장 농성이 10일로 150일째를 맞았다.

광화문농성이 처음 시작된 지난 7월 14일, 천막을 비추던 뙤약볕은 매서운 칼바람으로 바뀌었고 농성장에 남은 사람은 유가족과 종교인 몇 명이 전부다.

광화문광장 가운데 우두커니 선 크리스마스트리는 연말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간혹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보고 눈물을 훔치는 방문객도 있지만 그 수는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아랑곳않고 광화문광장 입구에는 서너명의 자원봉사자가 열심히 서명을 모으고 있었다.

서명을 모으는 자원봉사자는 "안전사회의 건설을 위해 서명을 바란다"며 "세월호와 오룡호 참사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허술한 선박법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겨울을 맞아 농성장 천막에는 비닐을 덧씌웠고 안에는 난로와 담요를 뒀다.

농성장은 단원고 유가족인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연말까지 농성장을 유지할 방침"이라며 "농성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논의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들이 추위에도 농성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다. 농성을 접으면 국민들이 세월호 사안이 모두 끝난 줄 알기 때문이다.

가족대책위·대책회의는 24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감사의 자리를 마련해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31일에는 광화문 농성장에서 문화제를 열어 송년회를 할 계획이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7월 12일 국회를 시작으로 같은 달 14일 광화문, 8월 22일 청운동사무소에서 각각 농성을 벌였다.

특별법이 통과되자 청운동 농성은 농성 76일째 되던 11월 5일에, 국회 농성은 120일째 되던 지난 11월 8일에 각각 끝냈지만 광화문광장은 계속 유지해 왔다.
 

광화문광장 농성 150일째를 맞는 10일 농성장을 지키는 세월호 유가족[사진=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