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리턴’ 조현아 부사장 사의표명…한진家 3세 경영 재편되나

2014-12-09 19:19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9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의를 수용했다.[사진=한진그룹]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뉴욕발 항공편 사무장 하기 사건과 관련해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및 호텔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직에서 보직 사퇴했다. 조 부사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사퇴하게 되면서 한진그룹 삼남매가 주축이 된 3세 경영에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및 호텔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직에서 보직 사퇴함에도 불구하고 부사장직은 유지한다. 또 한진그룹 내에서 맡고 있는 왕산레저개발, KAL 호텔 네트워크, 한진관광 대표이사직도 유지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9일 조 회장이 뉴욕발 항공편 사무장 하기 사건과 관련해 퇴진의사를 전한 조 부사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IOC회의 참석 후 이날 오후 귀국한 조 회장은 귀국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의사를 표명하자 조 회장은 이를 수용했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이륙 전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로 비판받았다.

조 부사장이 기내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월권행사 논란은 크게 점화돼 ‘갑의 횡포’, ‘로얄 패밀리의 갑질’로 대두됐다.

한진가 3세 남매인 조현아‧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각기 다른 ‘3인 3색’의 리더십으로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구설수는 대한항공은 물론 한진그룹 전체 이미지 타격을 가져왔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오후 급하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사태를 진화하려 했으나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사과는 했지만 오히려 승무원 및 사무장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사과문에서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이유에 대해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과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는 점 등을 문제로 삼은 것”이라며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의 월권행사 논란으로 이어진 사퇴는 한진가의 3세 경영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조 부사장은 한진그룹에서 호텔부문과 기내서비스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조 부사장은 그동안 외면 받던 한식을 대한항공 기내식에 도입해 호평을 얻어 3세 경영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이번 구설수로 한진가 3세 경영에서 제외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