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심리다" 외친 최경환…기재부 경기진단엔 자신감 '실종'

2014-12-09 16:02
7월 취임 이후 확장적 재정정책 내놨지만 반년째 경기회복세 '미약·부진'

기획재정부가 매월 발간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사진 = 노승길 기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취임 이후 "경제는 심리다"라며 경제주체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쳤다. 재정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경제살리기에 올인했으나 기재부가 매달 내놓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살펴보면 자신감을 가질만한 문장은 찾아볼 수 없다.

기재부는 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서 "고용이 40만명대 증가세를 지속하고 전 산업 생산이 3개월 만에 증가해 8∼9월의 부진에서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경기 회복의 힘과 속도는 여전히 미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양적완화 종료, 엔화 약세 심화,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에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저유가 현상에 대해서도 "기업의 생산비 절감과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로 긍정적 영향이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회복세가 미약하다는 진단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전 산업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소비가 온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투자도 견고하지 않다면서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경기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평가했고 8월 역시 소비·투자 등 내수 개선세가 미약하고 수출 개선세도 견고하지 못해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9월에도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소비 회복세도 아직 공고하지 못해 내수 경제 어려움이 지속된다고 설명했고 10월도 마찬가지로 저물가가 지속되고 전체 산업생산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경기 회복 모멘텀이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11월에는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저물가가 지속하고 자동차 업계 파업 영향 등으로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최 부총리를 위시한 새 경제팀은 41조원의 정책패키지를 내놨다. 특히 하반기에만 31조원을 풀기로 결정했으나 경제 회복의 불씨는 타오르지 못하고 있다.

'경제는 심리다'의 속내대로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경제회복세가 뚜렷하다는 자신감있는 평가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안팎으로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특히 일본의 엔화약세를 비롯해 미국의 출구전략,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등 대외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안으로는 저물가가 지속되고 장기화된 내수부진의 침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경기가 회복되다가 잠깐 멈춘 '소프트패치' 상태가 하반기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내수침체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 한해였다"며 "현재 다시 회복세로 회귀하느냐 아니면 더블딥으로 빠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