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할 수밖에 없었던 광주, 강등당할 수밖에 없었던 경남

2014-12-07 14:48

[경남FC 제공]


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챌린지에서 3년 만에 클래식으로 승격한 광주FC, 그리고 창단 9년 만에 처음으로 챌린지로 강등당한 경남에는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6일 오후 2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에서는 광주가 경남과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1차전 3-1 승리와 묶어 종합 스코어 4-2로 승리하며 내년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하게 됐다.

광주는 챌린지 4위로 시작해 준플레이오프에서 강원을 1-0으로 꺾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안산을 3-0으로 이기더니 결국 챌린지 2위팀 자격으로 참가한 승강플레이오프에서는 경남마저 4-2로 이기며 감격의 승격을 맛봤다.

광주의 승격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선수들 모두 남기일 감독대행 아래 똘똘 뭉쳤고 진심을 다해 팀을 위해 뛰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날 골을 넣은 김호남은 “감독님은 개인의 특성이 아닌 팀을 위해 뛰는 선수를 원하신다”며 광주의 선전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향토기업인 중흥건설의 사장인 정원주 광주FC 대표이사가 팀을 후원하며 격려금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반면 경남은 시즌 중반부터 팀 내부에서 잡음이 새어나오며 결국 이차만 감독이 사임하고 브랑코 바비치 감독대행이 팀을 수습하는 등 계속해서 팀이 삐걱됐다. 경남 운영진과 팬들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결국 이날 경기를 통해 강등이 확정되자 일부 경남 팬들은 운영진을 비난하는 고성을 질렀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또한 팀의 승격과 강등이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팀의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신의 SNS를 통해 3일 "취임 후 지난 2년간 시민구단의 한계를 절감하면서도 매년 130억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도가 마련하고 있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부 리그로 강등되면 경남FC는 스폰서도 없어지고 팀을 더는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어 "(올해 프로야구 준우승을 한) 넥센 히어로즈 운영에 넥센이 40억원을 낸다고 한다"며 "우리는 경남FC에 매년 1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넥센의 10분의1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그러고도 프로축구구단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질책하며 해체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홍 지사는 경기장조차 찾지 않으면서 팀의 강등을 방관, 경남FC에 힘을 주지 못할망정 도리어 짐이 됐다는 여론을 떠안기도 했다.

이처럼 승격이 되는 팀은 그만한 이유가, 강등이 되는 팀은 또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임을 드러낸 광주와 경남의 엇갈린 행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