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유가 급변기 재테크 전략은
2014-12-08 10:26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11월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연 회의에서 현재 하루 3000만 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공급과잉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유가가 이틀 만에 10% 이상 떨어졌다. 반대로 최근에는 68 달러 선까지 반등했다.
유가 급변으로 앞으로 방향성이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예측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현재 유가 하락은 수급 논리뿐 아니라 정치적인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유는 OPEC에서 찾을 수 있다. OPEC도 미국에서 셰일가스 생산을 늘리고 있어 공급과잉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미 셰일가스 생산업체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셰일가스 생산비용은 기술 발전으로 하락 추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는 9월 미국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인 미셀러스 지역에 대해 생산비용이 25 달러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견제를 원하는 미국 측 입장이 OPEC 안에서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쪽에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정치적인 면을 빼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최근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 보유고도 1년 만에 800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정치적인 요인이 이번 유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이유다. 직관적으로 보면 당분간 경제나 정치적인 이슈가 혼재되면서 유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최근 10년 동안 평균 표준편차 하단(66.4달러)에서 지지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통화정책회의를 열었으나 추가 부양책에 대해 확실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ECB 부총재인 빅토르 콘스탄치오는 "국채 매입을 지금 결정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내년에 국채 매입 여부를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유럽발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달러 인덱스는 원유가격 급락이나 일본 신용등급 강등에도 상대적으로 강세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잦아들었다. 유가는 곧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항공이나 해운, 여행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다. 유가 하락이 다시 진행돼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방어주(화장품 및 음식료, 의류, 제약, 전력주)와 고배당주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