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주)친구 이우갑 대표 "중국기업과 합작은 '세계경영'의 신호탄"

2014-12-03 18:05
"100년지기 친구가 되는 명문 기업으로 육성할 터"

[사진=(주)친구 전경.]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중국 상하이 메리어트호텔 있던 국내의 한 중소기업에게 지난 2014년 11월 28일은 희망과 설레임, 그리고 미래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그날은 부산시의 주관으로 중국의 우량 선박부품 기업과, 한국의 중소기업이 합작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중FTA 체결이후 최초로 중국회사가 부산에 진출하는 시금석을 마련한 날이기도 하다.

지난 11월 10일 한-중FTA 체결이 통보되고 난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한국기업과 중국기업이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11월 28일 중국 상하이에 합작투자 회사를 설립하고 부산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한국의 (주)친구와 중국의 HD밸브. 이 두 업체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선박용 기자재와 디젤엔진 부품 전문업체인 (주)친구 이우갑 대표는 "몇 년 전부터 한중 FTA 타결을 예상하고 합자회사 설립을 준비해 왔다.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번 한중 FTA 타결은 한류, 즉 대한민국의 매력이 13억 중국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는 의미다.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이번 한중 합작회사 설립으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친구와 중국의 HD밸브의 화학적 결합은 예를 들자면, 핸드폰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연합하는 것과 같은 큰 의미를 가진다. 배기밸브 스핀들 분야에서 전 세계 최강자가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친구는 선박 디젤엔진의 핵심 부품인 배기밸브 스핀들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중국 배기밸브 스핀들 시장에서도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이 분야 우량기업이다. 또한 중국의 최대 코스코그룹 자회사인 HD밸브는 중국내 선박용 중속엔진 밸브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선두업체다.

이 두 업체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합작회사는 신규 법인인 친구&HD로 설립해, 부산 강서구 미음 부품소재 외국인투자지역내에 2만8173㎡(8522평) 부지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우갑 대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과거, 미래도 중요하지만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오늘이 있어야 미래도 있는 법이다. 지금 준비를 잘해서 100년을 가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부품 회사인 (주)친구...회사이름이 왜 친구일까? 

회사가 궁금해진다. 어떤 회사길래 이토록 급성장을 하게 된 것인지.

부산 강서구 지사동 부산과학산업단지에 있는 ㈜친구는 선박용 기자재와 디젤엔진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경북 경주시 외동읍에 관계사인 조선기자재 업체 ㈜하바드를 운영하고 있다. 친구는 현대중공업, STX, 성동조선, 두산엔진의 1차 납품업체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선박 디젤엔진의 핵심 부품인 배기밸브 스핀들(Exhaust Valve Spindle)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국, 일본 미쯔이에도 납품하고 있다. 1984년 부산 사상공업지역에서 창립해 올해 30주년을 맞은 부산의 향토기업이다.

친구의 기술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배기밸브 스핀들은 전 세계에서 국내 3개사, 유럽 1개사, 일본 1개사만이 생산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배기밸브 스핀들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중국 배기밸브 스핀들 시장의 약 30%를 (주)친구가 점유하고 있다. 그래서 이우갑 대표는 중국과의 합작회사를 추진해 온 것이라고 귀띔했다.

선박용 기자재, 부품회사 이름이 친구가 된 것은 바로 이 우갑 대표의 경영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영화 '친구'를 좋아하는 이 대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친구 아이가~"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질적인 친구를 찾기 어렵다. 그래서 이 대표는 '신의(信義)'를 바탕으로 업계 '친구'가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회사이름도 (주)친구로 지었다.

또한 이 대표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군수용 밸브 스핀틀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자주포와 탱크, 군함에 장착하는 군수용 밸브 스핀들을 내년에 납품할 계획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이우갑 대표는 "존중과 믿음, 그리고 신의가 초일류 품질을 만들 수 있다. 100년을 이상가는 명문기업으로 육성해 임직원,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그런 친구 같은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주)친구 이우갑 대표.]


다음은 이우갑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번 중국 기업과 합작으로 국내에 공장을 설립할 예정인데, 의미는.

= 코스코 그룹은 세계 500대 기업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한국에 ㈜친구와 공장을 지으려는 것이다. 코트라를 비롯한 중앙정부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친구와 부산시가 해낸 것이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지원에 그 한계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해외에 나간 미국 기업들이 돌아오게 하기 위해 수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공장 회귀(리쇼어링ㆍReshoring)'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리쇼어링'은 오프쇼어링(해외로 진출한다는 의미)의 반대말로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 기업을 말한다.

조지아 주 정부는 기아차 공장 유치를 위해 고용창출 지원금과 현금 지원과 세금 감면을 포함해 총 4억1000만 달러 수준의 인센티브를 보장받았다. 이 예외도 공장으로 연결되는 인터체인지와 공장으로 연결하는 철도도 새로 깔아주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외국기업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외국기업 유치에 전 세계가 공장 유치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친구가 세계 500대 기업 자회사 HD밸브사를 한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지금 HD밸브사 말고도 더 투자할 중국 기업들이 존재한다. 중앙 정부가 ‘외국 기업 유치 테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와 더불어 파격적인 지원으로 외국 기업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부산 공장 설립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 선박용 기자재 중국 최대 해운회사 코스코그룹(COSCO Group) 자회사 HD밸브와 부산에 신규 법인(친구&HD)를 설립하여 부산 강서구 미음 부품소재 외국인투자지역내 2만8173㎡(8522평) 부지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번 중국과의 FTA타결로 국내 기업은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데.

=한중 FTA는 대한민국에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할 수 있다. 13억 인구의 거대 소비시장의 빗장이 열림과 동시에 중국의 추격도 견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무역국가이다. 수출과 수입이 없어서는 단 하루도 생존이 안 되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싼 사실상의 섬나라이다. 중국은 세계 제1의 경제대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의 제1 수입국이 바로 대한민국이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는 6.25동란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였다. 그런 역경을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은 이번 한중 FTA 타결을 계기로 1인당 국민소득 7만불 달성이라는 전대미문의 고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주)친구 입장에서는 이번 한중 FTA 타결로 인해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주)친구의 시장점유율 영토가 대한민국을 넘어 중국 전체로 확대될 것이다. 이는 곧 전세계 영통확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도 더욱 넓어질 것이다.


-회사의 발전방향 및 향후 계획...그리고 꿈은.

=(주)친구는 중국 배기밸브스핀들 시장의 약 30%를 1년 반 기간 동안 이미 확보한 상황이며, 향후 3년 내에는 50% 이상 점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소형밸브의 개발이 완료되는 2015년 상반기 이후에는 상기 저속용 엔진메이커 외에 중소용 엔진메이커에 대한 신규 시장 개척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친구는 '세계를 경영한다'란 거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기업을 경영하고,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서 이윤을 남기는 것을 넘어설 것이다.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그 안에서 정부, 기업, 소비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을 한 마디로 '세계경영'이라고 과감히 말하고 싶다. 이번 HD밸브와의 합자회사 건립은 '세계경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세계를 깜짝 놀래킬 청사진이 이미 구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