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엑소더스’ 구세주 모세의 인간적 고뇌와 무신론자 리들리 스콧
2014-12-03 08:38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성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3일 개봉을 앞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구약성서 출애굽기(엑소더스)를 모티브로 한다. 기원전 1200년, 400여년동안 이집트인들에게 억압받고 착취를 당하던 히브리인들은 그들을 구원해줄 지도자를 기다려왔다. 그 주인공은 모세(크리스찬 베일). ‘세트’ 신의 기운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이집트의 통치자 아버지 세티(존 터투로)는 태양신 ‘라’의 이름을 딴 아들 람세스(조엘 에저튼)보다 모세를 신임했다. 그러나 그의 핏줄이 아니기에 이집트를 맡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집트의 장군인 모세는 그런 세티에게 충성을 다하며 람세스를 보좌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던 모세는 경비병 2명을 살해하고 자리를 뜨지만 이를 전해들은 총독은 람세스에게 모세의 정체에 대해 고한다. 결국 유배지로 보내진 모세는 람세스의 어머니 투야(시고니 위버)로부터 암살 위기를 넘긴다. 긴 여정 끝에 아내 십보라(마리아 발베르드)를 만나 가정을 꾸린다. 종교가 없었던 모세는 신들의 산으로, 출입이 금지된 호렙산에서 계시를 받는다. 작은 어린 아이의 형상을 한 신(神)은 “너는 너의 동족을 구할 생각이 없는 것이냐”는 다그침을 받고 결국 가정을 떠나 이집트로 돌아간다. 히브리인들에게 전투기술을 가르치고 가나안으로 돌아가자는 희망을 안긴다.
이 과정에서 모세는 고뇌에 빠진다. 신과 말싸움까지 한다. 자신을 키워준 이집트에 내려진 재앙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마지막 10번째 재앙에 대해서는 람세스에게 경고까지 했다. 자신의 아들을 잃은 람세스는 결국 모세와 히브리인들에게 “너희가 바라는 곳으로 향하라”며 추방한다. 그러나 아들을 잃은 슬픔은 곧 분노로 바뀌었고 대군을 이끌고 모세를 추격한다.
작품 속 신은 모세에게 혁명, 또는 반란을 부추기면서 모세와 히브리인 무리가 편하게 자유를 찾게 해주지 않는다. 가나안 땅을 찾아 떠난 모세는 중요한 갈림길에서 길을 잃게 되고, 신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아무 목소리도 듣지 못한다. 홀로 찾아간 길의 끝에는 홍해가 기다리고 있었고, 뒤는 이집트 군대가 바싹 쫓았다. 포기하려던 모세는 다음날 아침 홍해의 물이 빠지는 모습을 보고 히브리인을 이끌고 건너가고, 자신의 아내에게 종교를 바꾸라고 말한다.
크리스천 입장에서는 ‘엑소더스’가 오리지널 성서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고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모세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이 모세에 대해 “정신분열증 환자”라면서 “내가 읽어본 사람 중에 가장 야만적인 인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엑소더스’에서 보이는 모세가, 구약에서 영웅시되는 모세가 다르기 때문은 아닐까?
12세 이상 관람가로 2D, 3D, 4D, IMAX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