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이달 중순 본입찰… 두바이·싱가포르 등 4파전 예상

2014-12-02 15:24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쌍용건설 인수와 관련한 본입찰이 이달 중순 시작된다.

예비 입찰 참가자 중에는 자금력과 발주능력을 갖춘 외국계 펀드 2곳이 포함돼 있어 쌍용건설이 외국 자본에 팔릴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 매각주간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실시한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 7곳 가운데 4곳을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외국계 펀드와 국내 기업 각 2곳으로, 외국계 펀드는 중동 두바이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사모펀드(PEF)가 인수 의사를 밝혔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라마이다스(SM)그룹과 스틸앤리소시즈가 참여했다.

두바이 국부펀드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에 이은 아랍에미리트(UAE)의 2대 펀드로, 막강한 자금 동원력과 펀드가 투자하는 자체 발주 공사 물량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최근 국내 건설사의 중동 건설공사 수주와 중동계 펀드와의 공동사업이 확대되면서 한국 건설사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펀드는 쌍용건설이 싱가포르에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등 고급 건축물 등을 연달아 수주하며 실력이 검증돼 있고 싱가포르 사정에 밝다는 점,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싱가포르 정부와 발주기관의 유력인사와 친분이 두텁다는 점 등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 펀드에는 싱가포르 외에 인도 자금도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바이 펀드는 자체 발주 공사 물량이 많고 싱가포르 펀드는 싱가포르뿐 아니라 인도의 신시장 공사 수주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쌍용건설에게 매력적인 인수자가 될 수 있다"며 "이들 자본이 본입찰에서 얼마나 적극성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삼라마이더스 그룹이 적극적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 온 삼라마이더스는 현재 SM남선알미늄, 우방건설, 경남모직, 벡셀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옛 동양그룹의 화장품 회사인 동양생명과학을 인수하기도 했다.

SM그룹이 쌍용건설을 인수할 경우 종전 국내 소규모 위주의 공사에서 국내·외 대형 공사로 사업 영역이 확장될 전망이다.

스틸앤리소시즈는 철 스크랩 가공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업체다. 최근 쌍용건설 인수를 위해 미국계 펀드로부터 4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4개사는 지난달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된 뒤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 매각 주간사인 우리투자증권과 예일회계법인은 오는 12일까지 실사를 진행한 뒤 본입찰을 통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의 정밀실사와 최종 가격협상 등을 거쳐 내년 2월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적격후보 4곳 가운데 일부는 실사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인수 예상 가격은 3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쌍용건설이 법정관리 이후에도 해외 공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신규 수주에도 성공하는 등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건설사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만큼 매각 성공 가능성도 비교적 높게 점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의 경우 시공능력평가 19위 업체로 회사 규모가 크고 해외 건축에 경쟁력이 있어 매력적"이라며 "쌍용건설도 이번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매각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