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남익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장... "자식연금과 100세 시대"

2014-12-02 15:09

김남익(사진)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장.
 

-자식연금과 100세 시대

우리나라 사법제도 특성 상 대법원의 판례는 상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법원 판례를 바꾸려면 전원합의체에서 논의하도록 규정한 것도 일종의 구속력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대법원은 자식연금(?)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자식연금이란 금융상품은 없다. 그러나 언론에서 공식화해 사용한 내용을 보면 대충 이런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자식연금이란, 매월 늙은 부모에게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것. 판결 내용을 조금 더 읽어보니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주택에 대해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월 일정액의 생활비를 연금형식으로 보냈고 또한 부모의 빚을 상속해 부모 소유의 주택가격에 해당되는 금액만큼 상쇄된 것으로 본 것이다.

평균수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가 않다. 물론 누구나 100세까지 살 수는 없을 것이며 또 행복하고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고 설계하는 사람들이 부쩍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국민연금공단에 방문하는 고객의 대부분은 50세 이상이다. 노후에 대한 관심은 50세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본다. 그도 그럴 것이 애들 교육에다 직장생활에 지친 나날을 보내다 보면 노후를 준비할 겨를이 있었겠는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이제 겨우 한 숨 돌리니 50세를 넘겨 버리는 것이다.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낀 세대’의 노후준비에 대해 말이 많다.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부양을 받지 못할 첫 세대라는 것이다. 이 말이 기정사실화 된다면 이들에겐 자식연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식에게 부양을 받지 못하니 당연히 자식연금은 해당이 안 될 것이다.

베이비부머가 자녀교육 외에 열과 성을 다한 것이 있다면 내 집 마련이다. 물론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자가 주택 보유율이 60%를 갓 넘는다는 주택관련 통계를 보면 주택연금 마저도 언감생심이다. 집에 대한 소유욕이 높고 자녀에게 물려줘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강한 점 그리고 자녀들의 상속 욕구가 급격히 낮춰지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낀 세대’의 전형이 되는 베이비부머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답은 공적연금 가입이다. 최근 공적연금과 관련된 눈에 띄는 두 가지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추는 정부안 발표다. 국민 정서를 무시하기 어렵기에 타협점을 찾기 위해 관련 주체들의 논의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과는 큰 상관이 없다. 또 다른 뉴스는 기초연금제도 시행 이후 줄어든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다시 증가세로 반등했다는 것이다. 임의가입자란 말 그대로 본인의 의사에 의해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것으로 이 부분이 증가한다는 것은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말과 같다.

뉴스를 보면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한 부분만 조합해 봐도 노후준비 필요성과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은퇴 이후 30~40년을 더 사는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다. 단 여러 가지 준비물을 잘 챙겼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오래 사는 것이 본인은 물론 가족 그리고 사회적으로 축복받는 일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하자. 우리 공단은 국민들이 조금 더 편하게 조금 더 행복하게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많은 부분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