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차기 유엔 사무총장 여성이 돼야”

2014-12-02 14:46

[사진 출처: 'unesco' 유투브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이리나 보코바(62, 사진)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여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할 것임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반기문 현 사무총장 임기는 오는 2016년 끝난다.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한 AP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정부와 비정부기구(NGO)들 사이에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분명히 여성 사무총장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불가리아 정부가 본인을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한 것에 대해 “큰 영광”이라면서도 “지금 당장은 유네스코 일에 집중하느라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불가리아 출신으로 2009년 첫 여성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됐다. 동유럽 출신으로도 최초다.

불가리아 정부는 다음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보코바 사무총장을 추천했고 현재 그는 유력한 첫 여성·동유럽 출신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최근 이라크 분쟁 지역을 방문하고 시리아 내전 중재를 준비하는 등 세계 정치 지도자로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1945년 유엔이 설립된 이후 여성 사무총장이 한명도 없었다는 점과 지역 순환 관례 등이 보코바 사무총장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국제앰네스티와 세계정책포럼 등을 포함한 단체들은 지난달 유엔 회원국들에 보낸 편지에서 “지금까지 여성이 사무총장이 된 적도 없고 진지하게 고려된 적도 없다”며 더 공평하고 투명한 선발 과정을 요구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5대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을 제외한 국가 출신으로 아시아, 유럽, 미주, 아프리카 순으로 맡는 것이 관례다. 아시아 출신인 반기문 사무총장 후임은 유럽 차례다. 역대 유엔 사무총장 중 동유럽 출신은 없다.

보코바 사무총장이 모스크바에서 공부해 러시아어가 유창하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부부와 가까운 사이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지를 얻는 데 유리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의 추천을 받아 총회가 승인한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의 반대 없이 최소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