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민영화 무산에 '행장 내정설'로 시끌

2014-12-01 15:59

신제윤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순우 우리은행장 

아주경제 김부원·홍성환 기자 = 우리은행이 연내 민영화 실패에 이어 신임 행장 내정설까지 흘러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민영화의 경우 현재 금융 환경에서는 내년에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신임 행장 선임과 관련해 이른바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내정설'까지 돌고 있다.

◆우리은행 매각, 내년에도 쉽지 않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4일 회의를 열어 우리은행 매각 실패의 원인에 대해 진단하고 내년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우리은행 매각에 네차례 실패한데 이어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국계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정부의 규제 등이 변하지 않는 이상 3조원대 대형 매물을 매각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우리은행 경영권 예비입찰에는 중국 안방보험만이 참여했다.

외국계 자본에 대한 금융권과 노동계의 반발이 거셌고, 금융당국도 이같은 여론을 상당부분 의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교보생명은 막판에 계획을 접었다. 자금조달 문제도 있겠지만 개인이 대주주인 회사가 은행을 인수하는데 대한 반대 여론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연내 민영화 실패에 따라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취임 때부터 위원장 직을 걸고 우리은행 민영화를 약속했던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입지도 흔들릴 조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은행 민영화 문제가 금융위원장의 의욕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산분리 규제가 있는 한 대형 은행을 인수할 적임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개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장 선임에 낙하산 논란

우리은행은 낙하산 논란으로도 시끄럽다. 당초 이순우 행장의 연임이 유력했지만 '서금회' 인맥을 바탕으로 이광구 우리은행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가 지난주 첫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 와중에 청와대에서 이미 이광구 부행장을 낙점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이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자 이순우 행장을 먼저 사퇴시킨 후 이광구 부행장을 단독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서금회는 서강대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금융권 동문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현 정권에서 선임된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정연대 코스콤 사장 등이 서금회 출신이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내정설을 내부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정부쪽에 어느 정도 이같은 기류가 있으니 얘기도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우리은행 행추위는 오는 5일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9일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