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의 한국 농식품①] 천년 재배기술로 깐깐하게 키워낸 명품 '고려인삼'

2014-12-23 18:00

고려인삼[사진=농촌진흥청]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 인삼은 '하늘이 내려준 귀한 선물'이라 불리는 신비의 약용식물이다. 

인삼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약용식물로 뿌리가 사람의 형상을 닮아 ‘인삼(人蔘)’이라고 불린다. 영어로는 ‘ginseng’으로 표기하며 한국에서 재배되는 인삼에는 ‘고려인삼’이라는 고유명사가 붙는다.

인삼 중에서도 고려인삼은 명품으로 취급한다. 기후, 토양, 강수량 등 인삼을 재배하는 데 최적의 자연 환경 갖추고 있는 한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천 년 전부터 내려온 재배 기술이 더해져 고려인삼의 약효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삼의 재배환경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인삼은 땅과 지형에 민감한 약재이다. 건조하거나 습한 것을 싫어하고,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빛을 견디지 못한다.

고려인삼[사진=농림축산식품부]


뜨겁고 강한 기운을 타고 난 인삼은 재배환경이 조금만 어긋나도 스스로를 말려버린다. 이는 인삼의 강력한 효능의 근거가 된다.

한 번 심으면 이동 없이 한 곳에서 4~6년을 생장하며 지력을 모두 빨아들인다. 인삼을 한 번 재배한 땅은 10년 이상 인삼을 심지 못할 정도다.

인삼은 해가 갈수록 효능이 달라진다.

1~2년산은 소화 기능을 북돋우며, 한해를 지날수록 호흡 기능을 돕고 원기를 생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5년근 이상이 되면 정신 작용과 감각 기능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때부터 본격적으로 인삼을 대량 재배하기 시작했다. 좋은 인삼을 얻기 위해서는 전통유기농법을 사용하는데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과, 일교차와 한서의 기온이 뚜렷한 기후, 통풍이 잘 되는 지형이 필요하다.

또 인삼 재배에 알맞은 토양을 만드는 데만 2년이 걸릴 정도로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 엄격한 잔류 농약 검사를 통해 청정 토양만 재배지로 사용하는 것도 우리나라 인삼 재배의 특징이다. 인삼은 음지성 식물인 관계로 재배 할 때 해가림 시설을 해 주어야 한다.

이처럼 고려인삼은 최적의 재배지와 까다로운 재배 기술을 통해 탄생한다. 이 때문에 약효가 그 옛날과 변함이 없다고 한다.

◇고려인삼의 월등한 효능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던 고려인삼은 다른 나라의 인삼에 비해 약효가 월등히 뛰어나 상약으로 불렸다.

중국 황실의 귀한 조공품 중 하나였으며 조선을 대표하는 교역품이기도 했다. 한국은 5세기 경인 삼국시대 때부터 인삼을 수출했다. 고려시대에는 홍삼 제조 기술이 등장해 인삼 수출이 더욱 활발해졌다. 이때부터 다른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었던 ‘고려인삼’이라는 명칭이 현재에도 쓰이고 있는 것이다.

고려인삼은 다른 나라의 인삼에 비해 약리활성을 나타내는 많은 종류의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으며 암 면역 증강 효과를 가진 산성다항체나 방사선 장해에 대한 방어물질로 알려진 열안정 단백질의 함량도 월등히 높다

사포닌(Saponin), 진노세사이드(Ginsenoside) 등의 성분을 함유한 인삼은 심장 등 오장(五臟)을 보호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눈을 밝게 한다고 알려져 왔다. 실제로 인삼의 신진대사 촉진 작용, 진정작용, 혈당강하, 혈압강하, 면역력 향상, 암세포 억제, 피로 회복, 정력 증진, 피부 미용, 숙취 해소, 노화 방지 등의 다양한 효능이 있다. 

지난 50여 년간 현대과학으로 각종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만 7000여편에 달한다.

◇고려 홍삼으로 에이즈·골다공증 개선 효과 탁월

최근 국책연구소인 농촌진흥청은 고려인삼이 노화에 의한 골다공증 개선에 뛰어난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2년 동안 사육한 실험 쥐(자연 노화로 골다공증 발생)를 대상으로 2개월간 인삼을 먹인 결과, 쥐의 뼈가 생후 8주된 쥐와 비슷한 구조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4년근 인삼을 농축 분말화한 다음 다시 증류수에 녹여 인삼 함유량이 ㎏당 300㎎인 물을 매일 한 차례씩 노화 쥐에게 먹였다.

쥐의 경우 생후 112주면 인간의 나이로 70세에 정도이다. 노화로 인해 골다공증이 발생한 쥐에게 인삼을 투여한 결과, 인삼을 먹지 않은 쥐에 비해 골밀도는 32%가 증가했다. 골 부피율과 ‘해면골소주’ 숫자도 높아져 생후 8주된 쥐와 비슷한 골 구조를 유지했다.

이번 실험은 일반적인 골다공증 동물 실험이 암컷의 난소를 절제해 인위적으로 골다공증을 유발시킨 뒤 진행한 것과 달리 자연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 쥐에게 적용한 것으로 사람의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 개선에도 인삼이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고려인삼은 에이즈 발병 억제에도 탁월하다. 얼마전 치료약 복용 없이 홍삼만 먹고 25년째 에이즈 발병이 억제되고 있는 국내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3명의 사례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조영걸 교수팀은 미국 로스 알라무스 내셔널 랩 브라이언(Foley T. Brian) 박사팀과 함께 에이즈치료제 복용없이 고려홍삼만 장기 복용하는 요법으로 20~25년째 에이즈 발병이 억제되고 있는 국내 HIV 감염자 3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AIDS Research and Human Retroviruses)에 발표한 것이다.

논문을 보면 이들 환자의 HIV 감염 공식 진단 시기는 각각 1987년, 1988년, 1992년이다. 이들은 바이러스 감염 진단 이후 치료제는 일절 복용하지 않은 채 홍삼만 500㎎ 캡슐을 매일 12개씩 먹었다.

논문대로라면 87년 HIV 감염 진단을 받은 환자의 경우 올해로 25년째 에이즈 발병이 억제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환자는 실제 감염 시기가 공식 진단보다 2년 앞선 85년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에이즈 발병이 27년째 억제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조 교수는 이 같은 효과가 홍삼 성분이 HIV 유전자에 결함을 유발해 에이즈로의 진행을 억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연구팀이 이들 3명을 포함해 홍삼을 장기간 복용한 21명의 전체 HIV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한국형(KSB) 감염자는 19명으로, 이들 한국형과 외국형 바이러스 표준주(HXB2)의 상동성은 92.5%로 확인됐다.

이처럼 한국형과 외국형의 상동성에 차이가 생긴 것은 홍삼 복용이 HIV의 결함을 유발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에이즈치료제를 복용하지 않고 최장 생존한 사례는 호주에서 보고된 29년이다.

조영걸 교수는 "홍삼을 장기간 복용해 생긴 유전적 결함이 장기간에 걸쳐 좋은 예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며 "이대로라면 에이즈치료제 복용없이 30년까지도 건강하게 지내는 사례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인삼을 고르는 방법

뇌두와 동체, 지근이 균일하게 발달한 것이 좋은 인삼이다. 뇌두 부위에는 잘린 흔적이 분명하게 남아 있는 것이 좋고, 몸통에는 주름이 적고 상처나 흠집이 없어야 한다. 또한 뿌리는 연황색이어야 하며 잔뿌리가 많을수록 좋다. 몸통을 눌렀을 때 단단하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고려인삼[사진=농림축산식품부]


고려인삼은 크게 3등급으로 분류된다. 1~3등급을 천(天), 지(地), 양(良)으로 부르는데 4등급 이하는 중저품으로 취급된다. 인삼은 등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지난해 기준 1등급 천급 삼의 최고가는 한 근에 620만 원이었다. 이는 중국 돈으로 3600만 위안에 달한다.

1등급은 △몸통의 길이가 6cm 이상 △ 5cm 이상의 다리가 2개 이상 △몸통 길이가 10cm 이상인 직립형 인삼이다. 2등급은 △몸통의 길이가 4cm 이상 △3cm이상의 다리가 2개 이상 △몸통 길이가 8cm 이상인 직립 형을 인삼을 말한다. 3등급은 △몸통의 길이가 3cm 이상 △몸통과 균형을 이룬 다리가 있는 것 또는 몸통 길이가 5cm 이상이고 직립 형인 인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