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스토리금융 유지·발전"…LIG손보 인수 '당국에 적극 설명'

2014-11-25 17:55
KPI 단순화, 중소기업금융 강화...지배구조 개선은 어떻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25일 오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김부원·문지훈 기자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스토리금융'을 비롯한 전임 최고경영자(CEO)들의 주요 경영전략을 보완·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핵심성과지표(KPI) 단순화 작업을 진행하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사도 최대한 서두를 방침이다. 또 최대 현안인 LIG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금융당국을 적극 설득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전략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스토리 금융 유지·발전…KPI 단순화

윤 회장은 스토리금융을 비롯해 전임 CEO들이 추진했던 경영전략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는 "전임자들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지만, 미진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이건호 전 행장이 도입한 스토리금융의 경우 고객 중심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직원들이 고객 상담내용을 모두 입력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등의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 핵심성과지표(KPI)를 단순화하고, 각 지점에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윤 회장의 계획이다. 윤 회장은 "그동안 본부가 일방적으로 KPI를 선정하는 식이었지만 앞으로는 각 지점에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할 생각"이라며 "KPI를 단순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윤 회장은 "경쟁력을 가진 소매금융 분야를 더 강화해야겠지만 가계대출 총액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중소기업 금융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부를 늘려줄 수 있는 자산관리(WM) 분야와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기업투자금융(CIB), 유가증권 분야 등도 집중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LIG손보 인수 위해 금융당국 적극 설득

아울러 윤 회장은 KB금융의 최대 현안인 LIG손보 인수를 위해 금융당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계획이다. 일단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이날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다음달 중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윤 회장이 금융위를 적극 설득시켜야 한다.

윤 회장은 "왜 LIG손보를 인수해야 하는지, 인수 시너지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금융위에 지속적으로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LIG손보 외에 다른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이미 인수한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정상화하고, LIG손보를 인수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사와 관련해서도 면밀히 검토하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인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텐데 인사 공백 등으로 영업 집중도가 저하되는 것을 막도록 하겠다"며 "연내에 '원샷' 인사를 단행할 것인지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인사 청탁 근절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인사와 관련해 절대 청탁하지 말도록 직원들에게 전달했고, 이미 2명 정도에게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당면 과제는 '지배구조 개선'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 윤 회장은 사외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 개선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국민은행 노동조합(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 지부)은 물론 전문가들은 낙하산 인사 근절을 위해 지배구조 재건에 힘쓸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문제점으로 꼽혔던 채널간 갈등도 윤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건호 전 행장이 국민·주택은행의 채널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로 기대됐으나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윤 회장 역시 채널 갈등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계획대로 경영 연속성이 얼마나 잘 지켜지느냐도 중요하다. 국민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CEO가 교체될 때마다 저마다의 경영방침으로 기업금융, 해외진출 전략 등이 수차례 변경됐다"며 "경쟁 은행들이 앞서갈 때 국민은행만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잃어버린 10년'이나 다름없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전임 CEO의 경영전략을 그대로 옮겨 실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윤 회장의 계획대로 기존 경영전략을 올바른 방향으로 보완·발전시키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