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순조로운 처리는 ‘난망’

2014-11-24 16:30
정의화 의장의 ‘예산부수법안’ 관심


 

[대한민국 국회]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국회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새해 예산안과 부수법안의 순조로운 처리는 난망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4일 국회 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단 및 부수법이 계류 중인 해당 상임위원장단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다음 달 2일인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에 맞춰 새해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표했지만, 예산안의 법정 시한내 처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날 여권은 야권을 겨냥해 ‘예산안 처리를 미룰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12월 2일은 헌법에 의해 규정된 예산안 처리 시한”이라며 “법정 처리기한을 넘어 12월 9일에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움직임은 위법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누리과정과 관련, “누리과정 예산은 영유아교육법 시행령에 시·도 교육청 소관으로 명시돼있다”며 “새정치연합의 말대로 하면 결국 정부가 법을 어기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예산 문제는 키워드로 등장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예산안 법정기한 내 처리는 헌법과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국회의 당연한 책무”라며 “이 문제를 놓고 법인세 인상 등 다른 문제와 같이 연계하고자 하는 야당의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상임위 예비심사도 다 마쳤고, 예결위도 심사 기한을 충분히 갖고 쉬는 날에도 밤늦게까지 심사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으로는 오는 30일까지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예산안 처리는 다른 어떤 현안과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관련법에 여야 원내대표 합의하에 연기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절대로 그런 경우는 없음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야권의 입장도 강경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12월 2일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은 오만한 착각이며,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완전한 오해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국회선진화법 정신의 핵심은 여야 간 합의에 있는 것이지 다수의 힘에 있는 것도 아니며, 물리적인 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내년도 예산안은 어떠한 경우에도 여야 합의로 처리할 것 △재벌 대기업의 법인세 정상화와 비과세 감면 철회가 서민 증세 논의의 선결조건 △새누리당의 단독처리로 인한 사자방 국민 혈세 100조원 및 부자감세 감행처리로 구멍 난 나라 곳간 100조원부터 채울 것 등을 주문했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효도 예산(경로당 냉난방비 603억원 증액 편성 등) △고용안전 예산(고용창출지원사업 예산에 185억원 증액 편성 등) △안전 예산(병영문화 및 생활여건 개선 사업 예산 600억원 편성 등)을 ‘예산 증액 3대 기조’도 제시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담배에 붙는 세금에 대해서도 정부가 원하는 대로 개별소비세를 붙이게 되면 담뱃세 중 지방과 국가에 들어가는 세금 규모가 역전된다”며 “국가가 거둬 지방에 나눠줄 생각 말고, 소방안전세로 지방정부의 주머니에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4대강뿐만 아니라 자원외교, 방산비리까지 ‘사자방’ 국정조사(를) 반드시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결위는 25일까지 여야 협상을 지켜본 뒤 26일부터는 상임위 논의를 토대로 교육부에 대한 예산 심사를 포함해 증액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의화 국회의장이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는 예산부수법안을 이르면 25일쯤 지정할 것으로 밝힌 바 있어 그 범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