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 노리는 중국

2014-11-24 10:26

[사진=신화사]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를 방문했다.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중국이 남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피지에서 지역 8개국 정상과 회담을 갖고 협력 관계 강화를 호소했다. 

중국은 남태평양에서 대만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에 대해 압력을 가하고, 안보 측면에서는 미군과 호주군의 태평양에서의 원활한 연대를 경계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남태평양의 섬나라가 중국의 발전이라는 쾌속열차에 합승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언급해 남태평양 국가의 항만과 공항 등 인프라 설비를 지원해나갈 방침을 밝히고 어업과 관광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3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러한 경제 협력의 대가로 남태평양 국가의 광범한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의 풍부한 어업, 광물자원을 얻게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과 피지의 관계가 최근 강화되고 있다. 피지가 2006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군사정권 시기에 미국, 유럽, 호주와 관계가 악화된 틈을 타 중국은 피지에 대한 지원금을 급증시켜왔다. 

시진핑 주석은 국가부주석이었던 2009년에도 피지를 방문했을 정도로 피지를 남태평양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최대 거점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남태평양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이유는 대만문제와 안보문제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특히 남태평양 국가 중 6개국이 여전히 대만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있어 중국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또 안보 측면에서는 태평양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와 경제협력과 군사협력을 체결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이 중국은 지난 2010년 해군 함대를 파프아뉴기니, 통가에 파견했으며, 2013년에는 중국 국방부가 피지와 군사연습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통가에서는 부두의 재개발을 지원, 군함이 기항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적극적인 태평양 진출을 염두에 두고 2012년부터 미 해병대의 호주 북부 주둔을 시작했으며 주둔 규모를 서서히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과 호주와의 군사 협력을 견제하기 위해 남태평양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