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국내 유통 채널, 중국 사업 지지부진…이유는?

2014-11-19 17:05

롯데월드 선양(樂天世界瀋陽) 전경.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국내 식품, 뷰티 업체들이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반면 백화점, 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 채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철저한 현지 조사없이 한국의 마케팅 기법을 중국에서 그대로 적용, 중국인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2008년 중국 유통그룹인 인타이와 합작형태로 베이징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 거리에 중국 1호점을 오픈했다. 하지만 개점 첫 해 172억원, 2009년 345억원 2010년 336억원, 2011년 281억원 등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베이징에서의 실패를 교훈삼아 지난 2011년 낙천상업관리유한공사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 톈짐점을 개점했다. 이후 2012년 톈진 2호점인 문화중심점, 2013년 웨이하이점과 청두환구중심점을 오픈해 다점포 체제를 구축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중국에 진출한 5개 점포의 올해 기준 영업이익이 목표치를 200억원 초과 달성할 것으로 업체 측은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해외 진출 방식을 기존의 독자적인 임차 계약 방식에서 복합 개발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뿐만 아니라 롯데자산개발과 롯데호텔 등 그룹의 여러 계열사가 함께 참여해 복합 쇼핑시설을 만들어 집객 효과를 최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중국 내 매장을 5곳이나 줄여 현재 10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3분기 매출은 11.7%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중국 사업에 진출한지 8년차를 맞고 있지만 적자폭이 늘고 있다. 

무디스는 중국 대형마트 시장의 비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1년간 롯데쇼핑 해외사업부문의 손실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외형 성장보다는 효율적인 운영으로 전략을 수정해 중국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1997년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도 지난해 중국사업에서 530억원의 누적 손실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 2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때 중국내 법인은 10개, 매장은 27개로 늘었다. 하지만 현지화에 실패하면서 당기순손실은 2007년 52억원, 2008년 155억원, 2009년 590억원, 2010년 91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에 이마트는 수익성이 저조한 매장을 정리하며 현재 15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형유통 채널들의 중국 진출 실패는 중국내 인건비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 중국의 외국기업에 대한 정책변화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덤빈 우리 유통업체들이 현지 적응에 고전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2010년 외자기업에 주던 세제, 고용, 입지 혜택을 없앤 데 이어 2011년엔 근로자 사회보장 면제 혜택도 없애는 등 외국기업에 대한 혜택을 줄이고 있어 앞으로 중국 시장 진출은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