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황 악화에도 현대오일뱅크는 웃는다
2014-11-18 17:06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업황 악화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코크스 보일러 1대를 추가적으로 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분기 매출 4조6582억원과 영업이익 391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은 정유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공장에 필요한 스팀 및 전기를 만들 때 코크스 연료를 사용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코크스는 원유에서 석유화학 제품을 뽑아내고 남은 잔류물로 값이 싼 것이 특징이다.
코크스를 포함한 고체 연료의 경우 다른 연료에 비해 황 함유량이 많아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크스 연료를 활용하는 시설에 정화장치가 잘 갖춰져 이 설비를 돌려도 온실가스 배출양은 다른 연료에 비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비산 등 규제물질 발생 제한 기준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의 규제물질 발생양은 20~30에 불과하다.
이에 울산 지역에 있는 정유 업계는 비용 절감을 위해 코크스를 사용하게 해 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의 규제개선 간담회에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체연료를 사용하게 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 업계 관계자는 "정유 부문이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연료 비용을 줄이지 못한다면 앞으로 공장 가동률이 70%에서 5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코크스 보일러를 추가적으로 가동해 현재 대산공장에서 총 3대의 코크스 보일러를 돌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코크스 보일러가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발생시킨다는 것은 옛 말"이라면서 "대기오염 정화 장치가 잘 갖춰져 최근 작동시킨 코크스 보일러는 예전부터 작동한 일반 중유 보일러보다 대기오염 물질을 훨씬 덜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적이 다른 회사보다 잘 나온 것은 코크스 사용에 따른 것 보단 고도화 설비 및 원유 유종 다변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비율은 36.7%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