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박근혜 대통령, 증세 논의 위한 사회적대타협 기구 만들자”
2014-11-18 16:38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 “지난 2년간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약속이 파기되면 신뢰가 무너지고 지지기반이 흔들린다. (결국) 성공한 대통령이 되리라는 확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부터 촉발한 기초연금 후퇴 논란과 최근 무상보육 중단 위기 등을 언급하며 증세 논의를 위한 사회적대타협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이어 “복지는 전 세계적인 추세인데 우리의 복지 지출액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가운데 최하위”라며 “복지는 결국 재원의 문제다. 증세를 논위 하기 위한 사회적대타협 기구를 만들자”라고 거듭 제안했다.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문 위원장은 다만 “인간 박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가 있다”며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성공한 대통령의 조건으로 ‘소통’을 꼽은 뒤 “대통령이 할 일은 소통의 강화”라며 “(일반 국민들과) 만나서 얘기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당내 문제와 개헌,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현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답했다.
먼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논란과 관련해 “난 원조 친노다. 하지만 강경론자는 아니다. ‘강경=친노’로 연결하는 것은 일종의 프레임”이라며 “(문재인 의원의) 친노 해체 선언은 큰 의미가 없다. 해체 선언으로 계파가 해체됐으면 모든 계파는 없어졌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위원장은 계파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면서도 특정 계파의 공천 독식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계파 패권주의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한다”며 “친노가 패권으로 나가 공천권을 무소불위로 행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상하이발(發) 개헌 파동으로 대통령의 권력구조 논의에 물꼬가 트인 것과 관련해 “한국 정치의 병패는 제왕적 대통령에 있다고 본다. 분권형적 대통령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개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비대위 체제 때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전제된 제3의 선거구획정위를 만들고 선관위가 관리하는 것이 최적의 안”이라며 “지역대표성 문제를 반영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위원장은 정치권 안팎에서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대망론’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 “(여야가 반 총장을) 들었다 놨다 하면 안 된다”며 “반 총장은 대한민국 외교사 60년간 쾌거를 이룩한 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 총장이) 임기 끝나기 전에 (대선 출마를) 말하는 것은 거북스러울 것”이라고 말한 뒤 여야 모두 ‘우리 편’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부질없는 것이다. 반 총장이 결정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