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차이나 IT 공습] 투자 확대 텐센트 이어 중국산 대작까지 국내 시장 ‘위협’

2014-11-17 17:24

[텐센트]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거세지는 ‘차이나 IT 공습’은 국내 게임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다는 점에서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지만 과도한 중국 자본 및 콘텐츠가 국내로 유입될 경우 ‘시장 종속’이라는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을 향한 중국 기업들의 공략이 기존의 지분 투자 뿐 아니라 현지 게임의 직접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 3월 CJ게임즈에 5억 달러의 거액을 투자했던 텐센트는 최근 라인과 함께 국내 강소게임사인 네시삼십삼분에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해 10월 ‘수호지 for Kakao’로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한 후 약 1년만에 국내 최고의 게임사로 도약한 기업이다. 내년 상반기 상장이 유력하게 전망된다.

지금까지 총 7개 게임을 론칭, 이중 6개 게임이 구글 인기무료 5위 내 진입했다. 누적 다운로드는 1138만건이며 최고 매출, 무료인기게임 1위에 오른 누적 일수는 114일이다. 특히 대표작인 ‘블레이드 for Kakao’는 누적 다운로드 500만건, 누적 매출 9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네시삼시삼분은 텐센트와 라인의 공동 투자를 발판으로 10개 게임을 10개 국가에서 성공시켜 10개 개발사를 상장시킨다는 ‘10X10X10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소태환 네시삼십삼분 대표는 “텐센트-라인의 전략적 투자 결정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10억명 기반의 든든한 글로벌 파트너와 자본을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1000가지의 가능성을 창조해 국내 모바일게임 생태계를 더 활성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을 석권한 현지 최고의 모바일게임인 ‘토탑전기’도 국내 시장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리리스 게임즈의 모바일 액션 RPG인 ‘도탑전기’는 텐센트가 석권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7개월 이상 매출 1위를 유지하며 파란을 일으킨 작품이다. 일 매출 최대 50억원 이상의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이 게임은 가이아 모바일을 통해 11월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도탑전기’가 중국 현지만큼의 성공을 국내 시장에서 이룰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대대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석권한 점을 고려할 때 본사 차원의 지원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도탑전기’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경우 중국 현지에서 완성도와 흥행성을 검증받은 다수의 대작 모바일게임들이 국내 시장에 빠르게 유입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게임 시장을 향한 ‘차이나 IT 공습’이 자본과 콘텐츠 양 측면에서 거세지자 국내 게임사의 위기 의식도 높아지는 추세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확대 및 산업 성장에 기회로 작용하지만 경우에 따라 국내 게임 시장이 중국 기업들에게 종속되는 상황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달한 내수 시장을 고려할 때 중국 진출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중국 자본과 콘텐츠의 유입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자생력을 잃을 경우 ‘시장 종속’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