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 "일본인 전시유골 방치는 꼼수"

2014-11-13 09:52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일본과 일본인 납치·유골반환 문제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 측에 유골 방치 책임이 있다는 글을 우회적으로 소개해 관심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보도에서 "중국 인터넷 홈페이지 '1코리안뉴스'에는 '묘비없는 무덤, 일본인 유골 문제를 살펴보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며 글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글은 "일본인 유골 문제는 한마디로 말해 일제의 침략전쟁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라며 일본이 북한 내 사망자 유골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외면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랜 세월 조선은 야만적인 식민지 통치의 뼈아픈 상처와 쌓일 대로 쌓인 대일 증오에도 시종일관 인도주의적 원칙과 입장에서 일본인 묘지를 지켰다"며 북측의 노력으로 유골이 지금까지 보존됐다고 강조했다.

대외용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도 다음날인 이달 11일 이 글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 등이 소개한 이 글을 '1코리안뉴스' 홈페이지에서 검색한 결과 북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장인 역사학자 조희승이 쓴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매체가 북한 학자가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도 밝히지 않은 채 마치 중국 인터넷 매체의 글인 양, 외부의 시각인양 소개한 셈이다.

'1코리안뉴스'에 실린 글은 대부분 북한 매체 보도를 인용한 것으로 미뤄, 이 사이트는 친북 인터넷 매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의 이같은 '꼼수'는 최근 일본과 진행 중인 일본인 유골문제 협의 상황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인 방법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즉 북한이 현금 보상 가능성이 있는 유골반환 문제보다 일본인 납치 문제를 먼저 해결하려는 일본 측 입장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