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미래다 14]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 “모바일은 앱, 스마트 TV는 채널”
2014-11-12 13:29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스마트 TV라는 용어는 스마트폰이 유행하면서 2010년부터 등장했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휴대폰을 스마트폰이라 부른 가운데 TV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해지자 ‘스마트’가 붙은 것. 스마트 TV는 인터넷을 비롯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사용하는 등 마치 스마트 폰처럼 활용할 수 있다. 제조사들이 이 같은 인터넷이 가능한 TV를 세상에 내놓자 스마트 폰처럼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업체들은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방금 본 내용을 인터넷으로 바로 검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스마트 TV 홍보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스마트 TV에 스마트폰만큼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스마트폰의 앱을 TV로 옮기기만 하면 스마트 TV가 되는 줄 알았지만 폰과 TV의 근본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
“TV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채널로 만들어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용자들이 TV에서는 채널 번호를 변경하며 콘텐츠를 소비하지, 리모컨으로 앱을 내려 받지는 않죠”
스마트 TV 앱 개발 업체 핸드스튜디오의 안준희(32) 대표는 ‘채널’을 강조했다. 스마트 TV에서 아무리 다양한 기능을 선보인다고 해도 TV의 가장 기본적인 UI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TV가 각 가정에 보급되고 있지만 활용도는 인터넷 기능이 빠진 일반 TV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다.
이 같은 서비스는 방송국들도 이미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1시간이 넘는 방송을 모두 보기보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만 짧은 시간 동안 보고 싶은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나 추천을 많이 받은 영상을 모은 것도 하나의 채널이 될 수 있다.
핸드스튜디오는 이처럼 공개된 동영상을 편집하기도 하고 지난 4년간 제휴를 맺은 200여개의 콘텐츠 관련 업체들과도 협업해 다양한 채널을 만들 계획이다. 스마트 채널은 TV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도록 앱으로도 제공된다. 스마트폰에서 동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들면 저장을 하거나 SNS로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동영상의 리스트를 만들면 하나의 채널이 될 수 있다. 누구든지 채널을 만들어 하나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핸드스튜디오는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 집중해 스마트 채널을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중에서도 먼저 공략할 곳이 중국인데 세계 최대 시장이면서 한국 관련 콘텐츠가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샤오미 TV 중 인기 순위 1위가 요가 관련 콘텐츠인데 이유가 재미있다. 해당 콘텐츠의 제목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요가’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보면 유명 강사가 아닌 일반 강사가 요가를 가르친다. 유명인을 등장시키지 않아도 콘텐츠만 좋다면 충분히 시장 공략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핸드스튜디오는 최근 주요 전자 업체들이 힘을 쏟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워치 ‘갤럭시 기어’에 조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탑재했다. 기기에 GPS(위성항법장치)가 장착된 것에 착안해 조깅을 하는 동안 미션을 제공해 해당 지역에서 성공하면 포인트를 받고 친구와 경쟁하는 방식의 앱이다. 안 대표는 “현재는 스마트 워치가 기기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어 사용할 만한 서비스가 부족하다”며 “스마트 워치도 품질 높은 콘텐츠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앱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