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 달밤의 산책, 어떤 대화오갔나
2014-11-12 11:38
시주석 중국의 통합정책 설명, 오바마 개혁개방 지지 표명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11일 저녁 만찬을 겸한 비공식회동을 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두 정상은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만찬을 한 이후 중난하이의 고풍스러운 교각과 누각을 오가며 양국 관계에 대한 고민을 주고받았다. 달밤의 산책에서는 양 정상이 통역원만을 수행한 채, 편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만찬과 회동은 5시간여 지속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을 억제하거나 봉쇄할 의도가 없다"며 "미국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하는 것(대중 억제 및 봉쇄)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은 중국과 솔직한 대화와 소통으로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경험을 거울삼아 갈등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함으로써 오해와 오판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중미 간 신형대국관계 건설 추진에 중요한 계기"라면서 "일이 있으면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있고 의견을 교환할 때에야 비로소 상호 이해와 서로 간의 신뢰가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국가상황과 역사, 문화, 발전의 길, 발전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존중함으로써 취동화이(聚同化異. 같은 것은 취하고 다른 것은 화해한다),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사이 좋게 지내되 무턱대고 좇지는 아니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일부 갈등과 이견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이것이 양국 관계의 주류는 아니다"라면서 "양국 정부가 '안정제'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갈등과 이견을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사를 마친 두 정상은 중난하이를 산책했다. 중난하이는 중국의 전·현직 최고 지도자들이 기거하는 곳이다. 자연호수와 인공호수가 어우러진 이곳은 명나라와 청나라 때에는 황궁정원이었다. 신화통신은 이날 밤 중난하이 분위기를 "호수의 물결이 출렁이고 나무 그림자가 바람에 한들거렸다"고 묘사했다.
시 주석은 먼저 청나라 시대에 지어진 옛 누각인 '잉타이(瀛台)'를 소개하며 "중국 근대 이후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중국 인민의 오늘날의 이상과 발전의 길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현재 추진 중인 '전면 심화개혁'과 '(중국식)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통치),'집권당(공산당) 건설' 등에 대한 추진 상황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소개하고 나서 "우리는 이미 국가상황에 부합하는 발전의 길을 찾았고, 그것은 바로 중국 특색사회주의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중국인민은 예로부터 국가독립, 통일, 존엄을 소중하게 여겨왔다"며 "중국정부는 반드시 민의를 따르며 국가 주권, 안보, 영토보존을 수호하고 민족단결과 사회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신형대국관계 구축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신형대국관계를 (더는) 개념 위에만 머무르게 할 수는 없으며 조기에 거둔 성과에만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중국인민이 왜 국가통일과 안정을 (그처럼) 중시하는가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지하고 중국을 억누르거나 포위할 의도가 없다. 그것은 미국의 국익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두 정상의 이번 만남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