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위협하는 무제한 ‘음악 스트리밍’

2014-11-11 14:12

[음악 스트리밍이 주류 비즈니스가 됐다.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음악 산업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통신환경의 향상에 따라 음원 서비스 시장이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음원 서비스의 선구자 애플의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아이튠즈(iTunes)'는 급격히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애플 아이튠즈처럼 음원을 한곡씩 다운로드 받아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 아닌, 월정액을 내면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 스트리밍’서비스로 옮겨 가면서 스웨덴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Spotify)'의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5월 스포티파이가 제공하는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 스포티파이 이용자는 스웨덴을 중심으로 북유럽지역에서 유럽과 미국 전역으로 이용자가 확대돼 지난해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또 이를 쫓고 있는 프랑스 음악 스트리밍업체 ‘디저(Deezer)’의 유료 회원도 500만명에 달해 음원 제공서비스로서 ‘스트리밍’은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듣고 싶은 곡을 지정할 수 없으나 좋아하는 음악채널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라디오형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표적 업체 ‘판도라’의 회원수는 7650만명에 달한다.

이렇게 음악을 다운로드하고 단말기에 저장해 청취하는 방식이 아닌, 음악의 수신과 동시에 재생하는 스트리밍 방식이 세계 음악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스트리밍 방식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월정액으로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저렴하게 느끼고, 과거에 들었던 음악과 추천곡 등을 선곡해주는 점이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장점으로 꼽힌다. 미국의 경우 월정액 10달러(약 1만원)가 평균가격으로 책정돼 있다.

국제레코드산업연맹(IFPI)에 따르면 스트리밍 업체의 매출은 연간 50%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 2013년에는 11억 달러에 달해 CD판매 등을 포함한 전체 음악시장의 7%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은 특히 유럽에서 활발하다. 전 세계 음악시장은 CD판매 감소 등으로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으나, 유럽지역의 2013년 매출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보급으로 12년 만에 흑자를 기록해 프랑시스 무어 IFPI 회장은 “스트리밍은 이제 음악산업에서 주류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3년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은 2%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업체는 애플이며, 애플이 운영하는 ‘아이튠즈 스토어’의 매출은 올해 들어 10% 이상 하락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애플은 지난 9월에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발표 전후에 약 4만곡을 저장할 수 있는 '아이팟(iPod) 클래식'의 생산을 돌연 중단했다. 

이는 애플도 음악을 다운로드하는 방식의 서비스가 이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으며, 한곡 씩 음악을 구입하던 라이프스타일이 이제는 '낡았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애플은 이러한 흐름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여름에 '비츠 일렉트로닉스(Beats)'를 인수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했다. 

이제는 음악을 다운로드해 단말기에 저장 후 소장하는 방식보다 그 때 그 때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이 음악 업계 전체에 파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