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 IT·전자업계, 관세효과 적어도 인프라 기대 부풀어

2014-11-10 19:05

삼성 갤럭시폰 중국 행사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아주경제 이재영·박현준 기자= IT‧전자업계는 한·중 FTA 타결에 따른 직접적 관세효과는 적어도 교역 확대 등 잠재적 시장 효과를 기대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기기 등 IT 제품은 이미 중국시장에서 관세율이 1% 미만이라 FTA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번 협상으로 국내 IT‧전자업계는 일본이나 대만과의 대 중국 수출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제품 생산 거점이 중국에 진출해 있어 직접적인 영향이 크진 않지만 수출 인프라, 교역량 확대가 예상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무관세 품목이지만, 일본과 대만 양국과 대 중국 수출에서 중복되는 대표적인 제품”이라며 “경쟁국에 비해 FTA 우선 체결에 따른 시장 선점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방 산업 교역량 증대 등의 간접적 수혜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IT 제품은 사물인터넷, 스마트기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연관 산업 교역량이 증대하면 연쇄 반응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FTA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의 경우 전장부품 영역에서 IT 제품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서비스업 개방으로 IT 제조업과 서비스 연계 마케팅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도 예측 가능하다. 중국은 이미 IT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관련 분야 대부분을 개방해 진출 장벽이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외국인 투자 환경이나 정부조달 분야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ICT 부문에서 ‘통신시장 개방’과 ‘규제 완화’를 이번 협상의 최대 성과로 꼽았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이례적으로 통신서비스 분야를 별도로 다뤄 협정문을 체결했으며, 협정문에는 현지 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차별금지, 규제 투명성 확보 등이 담겼다. 이에 따라 중국 통신시장 규제 문턱이 낮아져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이 탄력 받을 전망이다.

한 중소 IT업체 관계자는 “중국 진출에 있어 정보 취득이나 영업활동의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며 “향후 IT 서비스 등 산업 연관 인프라 확장에 따른 영업환경이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역으로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 진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중 FTA 협상이 처음 논의된 때와 다르게 최근 중국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른 샤오미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최근 한국을 포함해 해외진출 속도를 높이는 게 대표적이다.

가전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4에서는 TCL이 110인치 곡면 UHD(초고해상도) TV를 선보이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앞서 퀀텀닷(양자점) TV를 선보이며 기술력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이 앞서는 국내 대기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선호도를 크게 좌우하는 소형 가전업체들에서 특히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