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우울한 가을... 실적 '먹구름'

2014-11-09 08:42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유료방송사들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우울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대외적으로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CATV) 간의 경쟁 심화와 대내적으로의 고화질(HD) 전환에 따른 일반화질(SD) 가입자 해지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원인으로 가입자 부진과 실적 부진이 모두 맞물리는 모습이다.

이러한 사정에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도 일조하면서 유료방송사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9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51억8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실적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지상파 무료 주문형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일시 상각비 발생, 강원방송 인수에 따른 비영업성 비용 발생, 디지털 전환 관련 인프라 투자 및 유지보수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 등이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의 감가상각비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이익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헬로비전은 가입자 유치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SAC)을 무형 자산화 후에 3년, 디지털 방송수신기(STB)는 유형 자산화 후에 8년 상각한다"며 "감가상각비는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2016년까지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무형자산 감가상각비는 올해 949억원으로 5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2015년에도 소폭 늘어 1033억원으로 추정된다.

홍 연구원은 "빠른 디지털 전환과 시장 경쟁이 완화돼야 CJ헬로비전이 치고 올라갈 수 있다"며 "올해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업황 악화 탓에 실적 기대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185억원으로 최근 두 달 새 6.47% 하향 조정됐고, 순이익은 698억원으로 8.64% 내려 잡았다.

KT스카이라이프도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스카이라이프는 마케팅비 증가와 NDS 중재판결비용(250억원) 잔여분이 반영되면서 3분기 영업이익(76억8000만원)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73.0%나 쪼그라들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OTS 결합 상품의 가격 및 채널 경쟁력이 저하되고 약정 만기가 도래 중이므로 스카이라이프의 펀더멘털 반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대주주인 KT가 미디어 사업을 자체 OTV 보다 스카이라이프의 OTS로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내부 경쟁 완화에 따른 외부 경쟁력도 복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T와의 내부 정리, DCS 허용, 가격경쟁력 등을 확보해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들의 제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스카이라이프의 예상 영업이익은 1055억원에서 824억원으로 17.8%나 하향됐고 순이익도 20% 가까이 눈높이를 낮췄다.

SK브로드밴드는 IPTV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인터넷 매출 감소로 인한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의 3분기 매출은 6789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3억7300만원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사업 면면을 보면 초고속 인터넷과 집전화 매출 감소와 TV와 기업 매출액의 증가 구도는 여전하다. 특히 마케팅비용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수수료 증가 탓에 수익성 측면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V 시장의 경쟁 지속으로 인해 마케팅비용, 컨텐츠 비용이 기존 가정에 비해 더 들어가는 상황은 어쩔 수 없어 SK브로드밴드의'낮은 마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공산이 크다"며 긴호흡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현대HCN은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62억3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7.2% 늘고 매출액은 이 기간 1.4% 증가해 화려하진 않지만 내실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자금력과 결합 경쟁력을 앞세운 통신사의 공세에 가격 할인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홍세종 연구원은 "방송 결합의 경쟁완화 신호탄은 내년 1분기가 기점"이라며 "올해 내 유료방송 업황 개선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