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여파'에 수출 중기 자금난 우려
2014-11-09 13:25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최근 가전업체 '모뉴엘 사태'로 수출 중소기업들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뉴엘의 법정관리를 둘러싸고 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와 은행권간 책임공방이 이어지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에 대한 은행권 대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9일 무보에 따르면 현재 수출신용보증 이용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무보의 무보의 보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는 업체는 5000개에 달한다. 이들의 10월 말 기준 직접지원실적은 31조원으로 전체 지원실적(153조4000억원) 대비 20.2% 기록하고 있다.
2012년 전체 지원실적 14.6%를 기록한점을 감안했을때, 매년 중소·중견기업들의 수출신용보증 지원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무보와 은행권 간 책임공방이 거세질 경우 은행권이 앞으로 무보 보증을 담보로 내거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에게는 중소기업의 무보 보증서를 담보로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가 없는 상태다. 양 기관의 책임공방이 길어지면 길수록 은행권으로서는 무보 보증서를 대출 근거로 쓰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수출실적 부풀리기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일부 기업 때문에 무보 보증을 활용하고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고 토로했다.
무보는 현재 연간 수출실적 미화 300만 달러 이하인 수출중소기업 91개사를 위한 ‘중소기업 Plus+ 단체보험’, 수출기업의 환율 변동 위험과 수출대금 회수 부담을 덜어주는 '맞춤형 환변동 보험' 등 보증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른 중소기업의 수출신용보증 이용 규모는 2012년 6조1276억원에서 2013년 6조7252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에는 10월말 기준으로 5조4893억원에 달한다.
금융권의 기업 대출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지난해 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액은 전년대비 약 6% 증가한 488조원으로, 이들의 대출 수요가 높은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모뉴엘 사태로 은행권이 대출을 기피하게 되면 수출을 한 건도 못할 중소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며 "중소기업 금융이 위축될 경우, 극심한 엔저로 피해를 입고 있는 중소기업 생태계에 치명적 피해가 될 것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모뉴엘은 지난 2005년 12월부터 무보의 보증 상품을 이용해 왔다. 올 들어서는 무보의 보수적인 보증한도 관리에 따라 책임한도 총액이 2013년 말 2억8700만달러에서 9월 말 현재 2억8400만달러로 감소한 상태다.
하지만 모뉴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무보 보증서를 담보로 6개 은행에서 대출한 돈은 약 3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무보측은 은행들의 공식적인 사고통지가 이뤄지면 책임져야 할 보증채무의 규모를 확정하고, 보상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