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술, 해외 수출 청신호

2014-11-06 17:48

중국 상해 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 소주와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아주경제 전운 기자 = 한국 술이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일대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토종 술들도 경쟁력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세계 맥주의 각축장인 중국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맥주 수출액이 600만 달러 가량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두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흥행하자 작품에 등장한 치맥(치킨+맥주) 열풍으로 한국 맥주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대중국 수출액은 3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여세를 몰아 하이트진로는 만리장성을 본격적으로 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인을 겨냥한 제품도 개발 중이다. 21년 만에 하이트의 맛과 디자인을 리뉴얼한 ‘뉴하이트’ 수출도 성사시키며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통해 2017년까지 25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하고, 대중국 주류 수출 점유율도 5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을 일본에 이어 제2의 해외시장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오비맥주도 올해 최대주주가 된 AB인베브의 중국 유통망을 이용해 ‘카스’를 중국 시장에 수출키로 합의했다.

AB인베브는 이미 중국에서 판매량 3~4위인 하얼빈 맥주와 설진 맥주를 생산판매하고 있어 중국 내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한국 토종 브랜드인 ‘카스’에게는 상당한 이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속주의 선전도 꾸준하다.

롯데주류는 우리 술의 한류화를 위해 우수 중소기업과 손잡고 만든 ‘동반성장 합작품’의 수출 지역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선운산 복분자주’의 중국 수출절차를 마쳐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현지판매에 들어간다.

첫 중국 수출 물량은 약 700상자(375ml, 12병) 규모다. 롯데주류 중국법인을 거쳐 △상해 △강소 △절강 △산동 지역에서 판매된다.

12월에는 미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며 현재 현지 법인과 수출 물량, 세부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약 50개국에 '경월 소주'(일본수출 전용 소주), '처음처럼' 등을 수출하며 9년 연속 일본 소주 수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우리 술을 알리고 있다.

지난 7월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 국순당은 최근에는 인도까지 수출 영역을 넓히며 한국 민속주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소규모 무역업자 또는 무역회사가 중남미에 한국 막걸리를 판매한 적은 있지만 국내 전통주 기업이 정식으로 막걸리를 수출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중남미에서 백세주를 판매하고 있는 국순당은 연내 캔막걸리 아이싱과 국순당 쌀막걸리·명작 청매실·명작 복분자 등으로 수출 품목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인도 현지에서 통관을 완료하고 10월 중순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캔 막걸리는 올해 총 5만캔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하이트진로는 국내에서 ‘일품진로’로 알려진 프리미엄 소주를 2008년과 2013년 각각 ‘프리미엄 진로오츠’ ‘명품진로’라는 이름으로 일본과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배 가량 성장했으며, 중국에서는 상해주류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한국 술에 대한 인지도 점점 높아가고 있다"며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주류업계에 해외 수출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