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실크로드 경제권 인프라 투자 박차…163억달러 기금 마련

2014-11-05 15:11

중국이 구상하는 '신 실크로드 경제권'은 베이징 APEC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과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나아가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까지 하나의 경제권으로 엮기 위한 이른바 '신(新) 실크로드 경제권'의 인프라 투자를 위해 163억 달러(약 17조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홍콩 펑황왕이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신실크로드 기금' 163억 위안을 조성해 신 실크로드 경제권의 철도 도로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설비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기금은 중국 국가개발은행 등 국책은행에서 운영 관리하며 주로 중앙·동남 아시아, 중동, 일부 유럽 국가 인프라 건설에 지원될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연구기관 중구가회과학원 장윈린(張云林) 주임은 “중국의 전략적 사고의 전환을 의미하는 신호”라며 “30여년간 외자 유치에 몰두한 중국이 이제 중국 자본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중국판 '마셜플랜'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신 실크로드 경제권은 중국이 구상 중인 대규모 경제협력 구상이다.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을 묶어 '일대일로'(一帶一路)’라 불리기도 한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구상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이라는 구상을 언급하면서부터다. 

그해 10월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 국회를 찾아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제안했고, 지난 4월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보아오 포럼 개막 연설에서  '시안(西安)∼우루무치∼중앙아시아∼이스탄불∼뒤스부르크'를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와 '중국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광저우(廣州)∼싱가포르∼방그라데시∼탄자니아∼홍해∼지중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당초 구상을 구체화했다.

중국은 신 실크로드 경제권을 구축해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역내로 확산하며 유라시아 태평양 지역의 강국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중국의 신장(新疆)·간쑤(甘肅)·윈난(雲南) 등 서남부 낙후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은 오는 10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신화통신은 인도·아프가니스탄 등 주변국에서 중국이 구상 중인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참여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