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 경제분야…‘초이노믹스’ ‘세제개편’ 등 쟁점

2014-11-04 17:50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4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를 포함한 재정확장 정책을 칭하는 ‘초이노믹스’와 ‘세제개편’ 등이 쟁점으로 도마에 올랐다. 여권은 정부 정책에 대한 방어 입장을 보였지만, 야권은 자원외교 실패 등을 내세워 이명박 정권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초이노믹스 공방 
 
새누리당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과감한 지출 확대를 포함한 근본 처방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경제 정책에 힘을 실어주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초이노믹스는 이미 실패로 드러났다’며 공격했다. 

새누리당 서상기(대구 북을) 의원은 “대한민국 경제는 전쟁 시에 준하는 위기 상황”이라며 “전시와 평화시 국방 예산이 다르듯 연구개발 예산을 전시에 준해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말로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당 나성린(부산 진갑) 의원은 “경제활성화와 잠재성장률을 올릴 수 있는 정책들이 신속하게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새정치연합 이언주(경기 광명을) 의원은 “DTI(총부채상환비율)·LTV(주택담보대출비율) 완화와 금리 인하 등 정부 정책은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관영(전북 군산) 의원은 “진정성을 갖고 목표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권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며 “최 부총리가 대한민국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기 위해 20대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 사진 = 조문식 기자 cho@]



◇서민 증세 논란  

새누리당은 담뱃세와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이 서민 증세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나성린 의원은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실질적으로 ‘부자는 증세, 서민은 감세’를 했다는 것은 세부담 귀착효과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담뱃세 인상 등에 대해서도 “담배가격과 주민세 인상 등으로 늘어난 세수는 건강, 안전, 지방재정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제 문제와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등을 정조준했다. 유대운(서울 강북을) 의원은 “담뱃세 인상과 주민세 인상은 서민 증세가 맞다”며 “담뱃세와 주민세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고, 서민들이 부자들보다 소득 대비 더 많은 비율의 세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역진적이다. 그래서 서민 증세라고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날 새정치연합 김관영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명박 정권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것을 언급하며 “당시 장관으로서 해외 자원 개발의 부실 투자와 실패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며 “대국민 사기극으로 드러난 ‘MB 자원외교’의 국정조사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환 부총리는 야당의 자원외교 실패 주장에 대해 "자원 개발은 기본적으로는 리스크가 높은 사업으로 우리뿐 아니라 실패한 사례도 성공한 사례도 많다"면서 "지금 제시한 그런 부분들이 결과적으로 실패한 사례가 돼 송구스럽게 생각은 한다"고 말했다.

 

[국회/ 사진 = 조문식 기자 cho@]



◇정부 ‘가계부채 관리 가능’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는 1000조원이 넘어선 가계 부채에 대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경제 성장률 범위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그렇게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이어 쌀 관세화 대책에 대해서는 “WTO(세계무역기구) 협상 과정에서 고관세율이 관철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향후 FTA(자유무역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도 쌀이 양허 품목에서 제외되게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전·월세 상한제 도입 문제와 관련해서 국토교통부 서승환 장관은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면 장기적으로 전·월세 가격이 엄청나게 폭등할 것이고, 장기적으로 임대주택 공급을 줄이는 점도 있다”며 “도입한다면 막 거래가 살아나는 주택 매매시장이 굉장히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전체적 주택시장의 리스크도 감당 못할 정도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은 굉장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안”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는 의원과 총리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새정치연합 윤호중(경기 구리) 의원이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경제정책 관련 내용을 반복적으로 질문하자 정 총리가 “자세한 것은 부총리나 관계 장관에게 질문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 예고 없이 경제 관련 질의를 쏟아내자 “총리가 어떻게 모든 질문을 다 알 수가 있느냐. 미리 원고를 줘야 대비를 할 텐데 아무것도 없이 어떻게 다 대답하느냐”고 불만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