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는 비용부담에 후강퉁 잔치 '구경만'
2014-11-04 15:43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내 증권업계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중소형사는 비용 부담에 그저 지켜만 보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 증권사는 후강퉁 서비스를 위한 초기비용 대비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관련 투자를 꺼리고 있다.
후강퉁 실시에 맞춰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고, 결제방법을 비롯해 당국과 협의해야 할 사항도 많지만 돈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력이나 재원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KB투자증권이나 BS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같은 중소형사가 모두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중소형사인 A증권 관계자는 "플랫폼을 새로 구축하는 데 드는 초기비용을 고려하면 아직 득보다 실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B증권 관계자도 "후강퉁이 실제 실시된 후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서야 중소형사도 서비스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초 대형사보다 고객이 크게 적어 뭉칫돈을 들여 후강퉁을 준비해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코스콤을 비롯한 증권 유관기관이 지원해줘야 할 부분도 많다.
중소형 증권사를 보면 상당수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산서버 관리를 코스콤에 위탁하고 있다. 이런 회사는 후강퉁 서비스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개편하려고 해도 코스콤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코스콤이 추가 비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나마 리딩투자증권이 코스콤 전산서버를 빌려 쓰는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후강퉁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규격이 아니라 회사에 맞춘 자체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소형사에게는 큰 부담"이라며 "후강퉁이 실시되도 대형사 독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대형사인 삼성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후강퉁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다. 대주주가 대만 유안타금융지주로 바뀐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도 마찬가지다. 중화권 회사라는 점을 마케팅에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중소형사 가운데에서도 온라인에 강점을 가진 키움증권ㆍ이트레이드증권은 후강퉁 관련 서비스를 꾸준히 준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