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박원순·문재인, 지지율 고착화 뚜렷…반기문 대망론까지 ‘이중고’
2014-11-04 09:44
[리얼미터] 朴(20.0%) > 金(12.7%) >文(11.5%)…반면 與野, 반기문 영입 움직임 가시화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등 여야 차기 대선 주자들이 위기에 빠졌다.
한동안 날개를 달았던 이들의 지지도가 최근 공무원연금 개혁 내용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정체 국면에 빠진 데다 부동층을 중심으로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대망론’에 힘을 실으면서 이중고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0월 다섯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대선 삼국지를 형성한 이들의 지지율은 하락 내지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발(發) 개헌 파동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한 김 대표는 이번에도 같은 기간 0.1% 포인트 하락하면서 12.7%에 그쳤다. 특히 △서울 △대구·경북 지역 △30대 △진보성향 지지층에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 의원도 지난주와 비슷한 11.5%로 3위를 유지했다. 대선 삼국지를 형성한 이들 모두 지지율 상승에 실패한 셈이다.
◆친박계, 반기문에 러브콜하자 野도 적극 가세…요동치는 대권구도
여야 차기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정체되는 사이 정치권 안팎에선 ‘반기문 대망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포스트 박근혜(대통령)’가 부재한 상황을 맞이한 친박(친박근혜) 의원을 주축으로 한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반기문 현상에 대해 토론을 했다.
비박(비박근혜)그룹에선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에 대한 견제구”라고 평가 절하했지만, 여권 내부 곳곳에서 반기문 영입에 나선 모습이 감지된다.
야권에서도 반기문 대망론 띄우기에 나섰다. 동교동계 좌장인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반 총장의 측근들이 와서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쓰겠다(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며 영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권 고문은 그 측근들이 반 총장 영입을 제안한 점을 거듭 강조하며 “반 총장을 존경한다, 그만한 훌륭한 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권 고문은 그 측근과 관련해선 “이름은 말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여야의 ‘반기문 끌어들이기’ 전략은 대세론을 만들지 못한 현재의 대권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집권여당은 2인자를 만들지 않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따른 여파로 현재 강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야권은 대선의 급행열차인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박 시장과 제1야당 최대 주주인 문 의원 모두 10∼20% 지지율에 머물러 있다. 대세론의 마지노선인 30% 지지율 돌파에 실패하면서 끊임없이 필패론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반 총장의 지지도는 대세론 수치를 넘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17∼18일 양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차기 대선 지지도 조사에서 반 총장은 39.7%로 타 주자들을 압도했다.
박 시장(13.5%), 문 의원(9.3%), 김 대표(4.9%)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그간 제3세력 후보들이 대권 정상에 오르지 못한 점을 거론하며 반 총장의 지지도는 단순 인기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선 삼국지들의 지지율 정체 현상이 계속되는 한 반 총장의 높은 지지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리얼미터의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31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