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빈랜드 바이킹과 해외직구족
2014-11-03 14:03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해외직구 열풍에 소비자 피해 속출>, <해외 직구 대행 사기 기승>, <해외직구 카페지기 행세하며 명품백 사기 행각>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해외직구'를 검색하면 볼 수 있는 기사들이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이 1조원을 훌쩍 넘어 수년 째 두 자릿수 이상의 고공성장을 거듭하다 보니 이를 악용하려는 사례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빛이 강하니 그림자도 길다'는 옛말도 있지만 최근 해외직구 시장은 예상 못한 암초에 갇힌 모습이다.
특히 해외직구 자체에 대한 반발심리는 우려할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구매대행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는 스마트폰에 3300만원 전파인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전파인증 부담을 줄여주는 '전파법 개정안'이 발의되긴 했지만 해외직구에 대한 정부의 기본적인 생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근저에는 굳이 멀쩡한 국산 제품을 두고 '유난 떨어가며 해외제품을 들여와야 하냐'는 인식이 깔려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부 유학생이나 얼리어댑터 등을 중심으로 소위 마니아적인 제품들을 소규모로 들여오던 것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현재 해외직구의 모태가 됐다.
수년 전에는 일부 해외 의류브랜드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및 인터넷쇼핑을 차단하자 제3국 우회접속 등의 전략(?)을 앞세워 항복을 받아낸 사건도 있었다. 이후 해당 업체는 국내에서만 유지하던 고가 및 노 세일 정책을 포기했다. 해외직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소구가 대형 유통업체도 굴복시킨 것이다.
과거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까지 진출했던 바이킹은 이미 1000년 전에 현재 캐나다 뉴펀들랜드 인근으로 추정되는 빈랜드까지 2000km가 넘는 거리를 항해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 곳에 그들이 원하는 물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직구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심리 역시 이와 같다. 필요하면 가고 원하면 사는 게 당연한 이치다. 정부가 막는다고 해결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