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북한 땅굴 굴설 징후 없다… 땅굴 파면 한미 정찰자산에 반드시 포착"

2014-10-30 16:16

[사진=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국방부는 30일 북한이 서울과 경기지역으로 장거리 남침 땅굴을 뚫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이 탐지해본 결과 이런 대규모 땅굴의 굴설 징후는 없다"며 "북한이 땅굴을 파면 정찰자산에 반드시 포착된다"고 거듭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땅굴설을) 주장하는 요지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 장거리 땅굴을 북한이 굴설했고 대형 자동 굴착기계(TBM) 300여대를 도입해서 굴설에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민석 대변인은 "문제는 군사분계선에서 서울까지 1개의 땅굴을 굴설할 경우에 약 60km 거리가 된다"며 "지하로 60km 이상을 파내야 하는데 이때 나오는 브럭(폐석)은 70만t으로, 5t짜리 트럭으로 14만번 퍼날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대변인은 "땅굴 하나에 70만t이라는 엄청한 브럭이 나오는데 땅굴 수십 개를 파면 얼마나 많은 브럭이 나오겠느냐"며 "(그렇게 되면) 한·미 정찰자산이 반드시 포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대변인은 "장거리 땅굴을 굴설하면 브럭뿐만 아니라 대규모 지하수가 발생하고 이 지하수를 처리하려면 펌프로 퍼내야 한다"며 "엄청난 전기가 들어가고 환기처리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TBM은 1대당 대개 80억원을 한다"며 "300대면 2조4000억원인데 북한의 경제력으로 볼 때는 이렇게 많은 TBM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많은 양의 TBM을 도입할 경우에 반드시 국제적으로 소문이 날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북한이 TBM을 도입했다고 하는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변인은 "TBM을 돌리게 되면 엄청난 소음과 진동이 생기기 때문에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나 특정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감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대규모 남침 땅굴 굴설과 같은, 사실과 다른 허위주장을 국민에게 퍼뜨려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군이 의도적으로 이러한 땅굴의 존재를 감추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우리 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