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아트;유감] 국립민속박물관은 '초딩 천국?'
2014-10-29 18:09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개판 오분전이네요. 어휴~"
29일 오후 국립민속박물관 상설 전시장앞에 있던 방호원 조모씨는 난감했다. "이건 선생들이 문제에요. 애들을 풀어놓고 어디를 간건지…."
이날 국립민속박물관은 초딩(초등학생)의 천국이었다. 뛰고 몰려다니며 소리쳤다. "야, 이리와, 여기야, 여기~" 전시장이 아니라 운동장같았다.
전시장쪽에는 파란색 재킷을 입은 방호원들이 세명이 서 있었다. "애들때문에 정신없다"는 방호원은 넋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청바지'전이 열리는 기획 전시도 '초딩'들이 장악했다. 컴퓨터앞 영상실에는 초딩들이 들어앉아 의자를 차지하고 떠들어댔다. 전시장을 지키는 요원들은 맘껏 돌아다니는 아이들 보다는 카메라를 드는 관광객에게 'NO 포토'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야,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체험학습장에 뭐라고 쓰지?"
삐뚤빼뚤 무언가를 쓰던 옆 초딩이 말했다. "대충 써~본 것도 없는데~." (방호원 말처럼 선생들은 어디로 간걸까.)
전시장 밖은 단풍든 풍경이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다시 몰려들었다.
입장과 관람이 무료여서일까.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지난해 관람객만 270만명을 기록했다.국립중앙박물관보다 많은 관람"이라며 "올해는 300만명을 돌파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사람만 많은 박물관. 공짜 탓을 하는 건 무리일까.